[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최남수 YTN 사장이 취임 전 노조와 합의했던 보도국장 내정을 미루고 있어 논란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이하 YTN지부)는 "합의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합의 정신을 짓밟아 버렸다"며 다음 주 파국을 예고했다.

YTN지부는 5일 성명을 통해 최남수 사장이 협상 과정에서 약속한 보도국장 내정을 이유없이 연기하고 있으며 유일하게 이행 중인 'YTN 바로세우기 및 미래발전위원회'기구 신설 과정에서도 인선을 위한 실무협상단에 YTN지부가 '적폐인사'로 규정한 인물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YTN지부는 "최남수 사장은 지난 협상 과정에서 보도국 정상화 요구에 공감하며 지난 11월 30일 노사가 합의한 보도국장 내정을 1월 3일까지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런데 합의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합의 정신을 짓밟아 버렸다. 이유도 없이 '내정 시한 연기를 양해해 달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지난 달 11일 서울 상암사옥 로비에서 'YTN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와 김호성 총괄상무의 퇴진을 요구하는 모습.(미디어스)

YTN노사는 지난 11월 30일 노종면 기자를 신임 보도국장으로 내정하는데 합의했다. 당시 노종면 기자는 최남수 사장 내정자와 YTN지부 간 협상이 결렬되자 사측의 보도국장 지명을 거부했다. 이후 언론노조, YTN지부, 최남수 내정자는 3자 협상에서 보도국장 임명 절차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는데 최 내정자가 사장이 되고난 후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게 YTN지부의 설명이다.

YTN지부는 "상대방이 납득 못할 요구는 양해가 아닌 일방적 통보"라며 "노동조합을 파트너로 존중하고 소통을 위한 창구와 폭을 넓히겠다는 취임사는 사탕발림에 불과했다는 걸 증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YTN지부는 최남수 사장이 사내 적폐청산 독립기구인 'YTN 바로세우기 및 미래발전위원회' 인선을 위한 실무협상단에 노조가 적폐인사로 규정한 인물을 선임했다고 반발했다. YTN지부는 "노사 갈등과 혼란의 정점에 있는 인물을 기구 인선을 위한 실무협상단에 선임했다. 문제의 인물은 노동조합 대표를 파국에 책임 있는 파렴치한으로 비유하는가 하면 해직 기자들에 대한 명예훼손을 스스럼없이 자행해 오던 간부"라며 "이런 인사를 협상단에 임명한다는 것은 노동조합을 욕보이고 갈등을 부추겨 회사를 혼란으로 몰고 가겠다는 의도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사장직을 대행했던 김호성 총괄상무는 YTN지부가 최남수 사장 반대 투쟁을 이어가던 시기에 '해직기자 간 불화설', '우장균 기자가 사장 자리를 놓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내용의 입장문 내는 등 해직기자와 YTN지부가 적폐라는 주장을 한 바 있다. YTN지부가 '문제의 인물' 로 지목한 이는 김호성 상무의 글을 유포한 법무팀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수 YTN지부장은 당시 최 내정자와 김 총괄상무의 퇴진을 목표로 단식까지 실행한 바 있다.

YTN지부는 "11월 30일 보도국장 지명은 노사 합의였고, 언론노조위원장도 함께한 협상장에서의 약속은 사장이 되기 위한 전제 조건이었다"며 "약속을 깨면 파국이고 파국의 책임은 최남수 본인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합의문과 합의정신을 어긴다면 최남수 씨는 YTN에 들어올 수 없다. 다음 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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