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정상회담 특사였던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김정일 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이 전쟁으로 가는 극단적인 언행은 삼가 줄 것을 요청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일 위원장이나 이명박 대통령이 어떠한 경우에도 전쟁으로 가는 극단적인 언행은 삼가고, 우리 국민과 세계가 바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할 때”라며 “과거 김영삼 정권 때처럼 지금 이명박 정권에서도 전쟁 위기를 해소 시키는데 미국이 앞장서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 27일 오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김정일 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 모두 전쟁으로 가는 극단적 언행을 삼가해 줄 것을 요청하는 기자감담회를 가졌다.@김정대

기자간담회를 시작하며 박 원내대표는 “개인적으로 역사적인 6.15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특사였다”며 “오늘의 한반도 전쟁 위기에 대해서는 참으로 큰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운을 땠다.

박 원내대표는 먼저 김정일 위원장에게 요구했다. 그는 “만약 북한의 주장대로 사실이 아니라면 국제 사회에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적극적인 해명을 해야 한다”면서 “무조건 부인하면서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언행은 한반도를 긴장으로 몰아가서, 결국은 파국을 맞게 되기 때문에 한반도의 긴장을 부르는 언행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요구했다. 그는 “왜 사건 발생 때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했다가 두 달 만에 이것이 과학적 증거라고 하면서, 국회와 국민에게 설명하지 않고 외교 사절들에게만 친절한 설명을 한 후에 무조건 인정하라고 닦달하는 것도 적절하지 못하다”며 “대통령이 극단적인 감정대응보다는 평화를 지키는, 그래서 경제를 살리고 서민을 살리는 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전쟁이냐 평화냐 혼란이냐 안정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지금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폭등하고 있다. 하루 만에 우리 국민의 돈 29조원이 날아가고 있다. 남북관계는 경제다. 평화가 경제다”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미국정부에도 요구했다. 그는 “과거 김영삼 정권 때처럼 지금 이명박 정권에서도 전쟁은 미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전쟁 위기를 해소 시키는데 미국이 앞장서줄 것을 요구한다”며 “'즉각적 위기에 대해서는 아주 강하지만 계산된 대응책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방향을 전환하는 대책이 투 트랙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클리턴 국무장관의 말에 동의한다. 한반도가 전쟁의 길로 가는 것은 미국이 나서서 막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천안함 진상조사특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많은 자료를 요구했지만, 정부에서는 아무 자료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언급했던 400쪽짜리 천안함 조사 보고서를 외국 정부에는 보내주고, 국회와 국민에게는 발표 당일 한 시간 전에 달랑 3~4쪽짜리 발표문만 보내오는 것은 우리 정부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제안한 ‘대북 결의안’과 관련해 “정부의 발표를 믿더라도 많은 의혹이 있기 때문에 진상조사특위에서 더 논의하고, 필요하다면 국회 본회의에서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특위 활동 없는 대북 결의안 채택은 국회천안함진상조사특위가 아니라 국회천안함정부발표인정특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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