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단순한 선수단 파견을 넘어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북한 당국의 의중이 실린 메시지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북한 체육계 인사들을 만나 직접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타진했던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확실시 된다고 내다봤다. 최 지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평창올림픽 이후까지 겨냥한 발언들이 들어있다며, 북한이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최문순 지사는 "이제 곧 발표를 할 거란 얘기는 듣고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발표 방식이라든가, 그 표현 방식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전례가 없을 정도로 표현을 해서 저희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여러가지 적극적인 표현이 있고, 올해를 민족사의 특기할 만한 사변적인 해로 만들자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어서 올림픽 이후까지 겨냥한 발언들이 들어 있다"면서 "이제 실무적 협상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아주 적극적인 의지를 최고 강도로 표현한 걸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무협상에서 북한이 말을 바꾸거나 보상을 요구할 우려에 대해서 최문순 지사는 "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겠지만, 지금 이 흐름으로 봐서는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이 정도로 얘기 해 놓고 전제조건을 달지는 않은 걸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문순 지사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 표명을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 노력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최 지사는 "우리 IOC, 조직위원회, 특히 대통령께서 이렇게 계속해서 평창에 참가했으면 좋겠다는 신호를 다양한 경로로 보내지 않았느냐"면서 "그것이 때가 돼서 (북한이) 참가 결정을 이렇게 발표하게 된 거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두고 남북관계가 2018년 새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 전 장관은 "일반적으로 (북한의) 신년사는 국내 문제 먼저 얘기하고 대남, 대외, 이렇게 세 파트로 나눠지는데 대남 파트가 작년에 비해서 상당히 분량이 많았다"면서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당국의 의중이 실려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 표명에 대해 정세현 전 장관은 "남북관계 복원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북미관계 개선의 징검다리로 삼으려고 하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작년 말까지 북한은 남북대화를 접어놓고, 미국을 상대로 해서 최후의 압박을 가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 왔다"면서 "그리고 11월 말에 ICBM 발사를 끝내고 핵무력완성국가를 선언했다. 그리고 나서 핵무력 완성했으니 금년부터는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 대내적으로는 경제에 주력하겠다. 핵·경제 병진노선에서 이제 경제에 방점이 찍히는 그런 대내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미북대화도 가능하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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