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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대전’이 방탄소년단 편애했다? 공감하기 어려운 이유[블로그와] 박정환의 유레카
박정환 | 승인 2018.01.01 13:44

이슈몰이 기사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류준열과 혜리, 이정재의 열애 기사를 단독 보도한 디스패치처럼 팩트에 사진까지 곁들여 해당 소속사로 하여금 빼도 박도 못하게 만드는 특종 기사가 있는가 하면, 소녀시대에서 제시카가 제외됐을 때처럼 네티즌의 화제가 증폭되는 기사 등 여러 유형의 화제성 기사가 존재한다. 

이런 이슈몰이 기사에서도 고약한 유형 가운데 하나는 “강호동, 숨 쉰 채 발견”이라는 낚싯성 제목처럼 네티즌의 관심을 끌어 모으지만 별 거 아닌 내용으로 네티즌의 공감 대신 허탈감을 자아내는 ‘어그로’성 기사다. 자극적인 제목이나 내용으로 네티즌의 공분을 자아내는 기사이기에 그렇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25일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SBS 가요대전 레드카펫 행사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한 인턴기자가 작성한 ‘SBS 가요대전이 방탄소년단 편애했다는 말 나오는 이유(링크)’ 같은 기사는 수많은 네티즌으로부터 공감 대신 질타를 한 몸에 받는 기사가 되고 말았다. 

이 기사엔 SBS <가요대전>에서 방탄소년단이 가장 많은 방송 분량을 할당받은 게 공정한가, 상대적으로 적게 방영된 아이돌 그룹의 팬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가 담겨 있다. 방탄소년단은 12분 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다른 아이돌 그룹이 상대적으로 방송 분량을 적게 할애 받은 건 문제가 있지 않았느냐는 기사였다. 

하지만 이 기사는 ‘공감’보다 몇천 건의 ‘비난성 댓글’이 달릴 정도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방송사 입장에서 볼 때, 올해 국내 앨범 최다 판매 순위와 같은 국내 최다 인기도와 함께 해외에서도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28위에 오를 만큼 실력이 입증된 방탄소년단에 많은 방송 분량을 확보해준 건 무리가 없단 판단이었다.

경제학에 ‘스티글러의 명자유래법칙(Stigler’s law of eponymy)‘이라는 법칙이 있다. 다른 용어로 표현하면 ‘마태 효과’로도 불린다. 사회적으로 저명한 위치에 놓인 이가 보다 폭넓은 사회적 지위나 부, 스포트라이트를 향유할 기회가 많아진다는 이론이다.

'SBS 가요대전'이 방탄소년단 편애했다는 말 나오는 이유'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방탄소년단이 <가요대전>에서 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스티글러의 명자유래법칙’으로 볼 때 형평성에 어긋난 현상이 아니다. 올 한 해 케이팝의 위상을 해외에 드높인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무대는, 방탄소년단의 팬이 아닌 대중이 바라볼 때 “이런 노래가 빌보드에서 사랑받을 수 있었구나” 혹은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 될 수밖에 없었나”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자리가 될 수 있다. 

SBS만 ‘스티글러의 명자유래법칙’에 충실했을까. 그건 아니다. 29일 방송된 KBS의 ‘가요대축제’에서도 엑소와 방탄소년단, 트와이스와 레드벨벳이 여타 다른 남녀그룹 가운데서 가장 많은 방송 분량으로 방영되었음에도 이들의 방영 분량에 대해 비판하는 기사는 찾을 수 없었다. 한 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가수가 많은 방송 분량을 차지하는 건 시장경제의 법칙으로 보더라도 어긋난 현상이 아니다.

만일 해당 기자가 비투비 팬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헤아리고 싶었다면, 비투비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방송 분량을 확보 받은 NCT127의 방송 분량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기사가 낫지 않았을까. 이번 ‘SBS 가요대전이 방탄소년단 편애했다는 말 나오는 이유’ 기사는 번지수를 짚어도 한참 잘못 짚은 기사였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박정환  js7kei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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