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찬반을 묻는 국민의당 전당원투표에서 찬성이 높게 나타났다. 통합 찬성은 74.6%, 반대는 25.4%였지만, 투표율은 23%에 그쳤다. 안철수 대표는 "압도적 지지를 보여줬다"면서 통합 강행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통합반대파 의원들은 낮은 투표율을 문제 삼으며 안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이번 전당원 투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두고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였다. 통합반대파가 투표 거부 운동을 펼치는 등 반대 목소리가 거셌지만, 안 대표는 전당원투표를 강행했다.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인 이동섭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원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투표 결과는 통합 찬성 74.6%(4만4706표), 반대 25.4%(1만5205표)였다. 선거인단 26만437명 가운데 5만9911명이 참여해 23%의 투표율을 보였다.

투표 결과 발표 후 안철수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국민의당 당원 여러분께서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하고자 하는 당 대표 재신임을 묻는 투표에서 74.6%의 압도적 지지를 보여줬다"면서 "일치단결해 분명히 드러낸 당원, 국민 뜻으로 알고 철저히 실천할 것이다. 의지를 변화의 열망으로 받아들여 좌고우면하지 않고 통합의 길로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는 "75% 정도의 찬성을 두고 더 이상 논란을 벌이는 것은 명분이 없다"면서 "민심을 받으러 정치한다면서 이런 명백한 의사를 놓고 논란을 벌이는 것은 스스로 심판받는 것을 택하는 것"이라고 통합반대파를 겨냥하기도 했다.

▲3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의당 통합반대파 측 당원들이 안철수 대표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통합반대파 의원들은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를 결성하고 안철수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에는 조배숙 의원을 대표로, 김경진, 김광수, 김종회, 박주선, 박주현, 박준영, 박지원, 유성엽, 윤영일, 이상돈, 이용주, 장정숙, 장병완, 정동영, 정인화, 천정배, 최경환 의원이 참여했다.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는 "투표안내 문자폭탄에 수억의 당비를 들이고 공·사조직까지 동원했지만 당원들은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종 투표율은 23%에 그쳤다. 77% 이상의 당원들이 사실상 반대한 것"이라면서 "당헌·당규에 명시한 최소투표율 1/3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 이번 투표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대한 반대이자 안 대표에 대한 명백한 불신임의 표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투표율이 25.7%에 그치자 즉시 시장 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면서 "안철수 대표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보수야합추진을 저지하고 안 대표를 퇴출시켜 국민의당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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