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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오락가락 어뷰징, 조윤선 기각에 판사 신상털이?적폐 관련자 영장 기각 옹호하더니…과거엔 판사에 '법복 벗어라' 종용
전혁수 기자 | 승인 2017.12.28 12:06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 8개월차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검찰의 이명박·박근혜 정부 적폐수사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이 구속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등 일부 인사들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의 적폐수사는 박근혜 게이트 촉발 1년이 넘도록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다. 검찰이 신청한 구속영장 인용, 기각 여부 등에 대해 국민들은 일일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다보니 때로는 영장전담판사에 대해 비난 여론이 일기도 한다. 특히 지금은 구속된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이 수차례 기각되는 과정, 김관진 전 실장이 구속적부심을 통해 석방되는 모습에 국민들은 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사실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 표출은 문제될 것이 없다. 표현의 자유는 국민이 누려야 할 당연한 기본권이며, 재판에 대해 비평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을 제한할 어떠한 근거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법부도 여론에 하나하나 신경쓰기 보다는 묵묵히 법리를 적용해 법과 양심에 따라 심판하면 된다.

이러한 현상은 언론을 통해서도 종종 보도된다. 어떤 언론은 나름의 법리 해석과 사례 분석을 통해 재판 비평을 하고 시민들의 반응을 전할 것이고, 혹자는 국민적 관심을 받는 사안에 대해 클릭수를 유도하기 위한 어뷰징 기사를 작성하기도 한다. 따져봐야 할 문제이지만, 보도하는 언론이 최소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논조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2017년 적폐수사와 관련된 조선일보 사설. (사진=네이버 캡처)

그런데 자타공인 대한민국 1등신문이라는 조선일보는 이해할 수 없는 보도행태를 취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언제는 법관에게 옷을 벗으라고 종용하더니, 이제는 사법부 독립을 훼손할 수 있으니 자제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다가도 영장전담판사가 영장 기각 논란으로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 그 내용으로 어뷰징을 시도한다.

검찰의 적폐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영장 기각에 대한 국민 여론이 들끓을 때마다 조선일보는 '자제해야'한다는 뉘앙스의 보도를 내놨다. 지난 9월 14일에는 "재판에 과도한 비난은 사법부 독립에 위협이 된다"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발언을 전했고, 영장 기각 때마다 각종 사설을 통해 사법부를 감싸고 정부의 적폐 수사를 비난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입장을 끝까지 견지해나가야 했는데, 정작 조선일보는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영장 기각 판사의 이름이 오르내리면 어뷰징 대열에 합류했다. 당장 조윤선 전 장관의 영장이 기각된 다음날인 28일 조선일보는 <'조윤선 기각' 오민석 판사에 검찰 반발…그는 누구> 기사를 게재하고, 오 판사의 사진을 '대문짝'만 하게 걸었다. 조선일보는 지난 9월에도 <국정원 외곽팀장 영장 기각한 오민석 부장판사는 누구?>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오민석 판사에 대한 조선일보 보도 행태. (사진=네이버 캡처)

그런가 하면 조선일보는 지난 2008년 8월 14일 사설에서 야간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위헌심판을 제청한 박재영 당시 서울중앙지법 판사에게 "이 판사는 지난달 23일 첫 공판에선 '법복을 입고 있지 않다면 나도 시민으로서 나도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라고 하다 말 끝을 흐렸다"면서 "자기도 판사 신분이 아니면 촛불시위에 참가하고 싶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현행법을 이렇게 취급하면서 이 판사는 무엇을 규준으로 재판해왔는지 자못 궁금하다"면서 "자신이 그 동안 촛불시위에 나가지 못하게 했던 거추장스러운 법복을 벗고 이제라도 시위대에 합류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판사의 사직까지 종용했던 조선일보다.

▲지난 2011년 12월 9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2011년 12월 8일에는 서기호 당시 서울북부지법 판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글에 '1면'을 할애했다. 다음날 <막말 판사한테 재판받고 싶은 국민은 없다> 사설에서는 "서 판사는 국민 앞에서 인격적 맨몸뚱이를 드러냈다"면서 "어느 국민이 그 앞에서 재판을 받고 싶어 하겠는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처럼 조선일보는 사법부에 대한 비판의 수위와 방향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보수는 원칙에 따른 일관성이 생명과도 같은데, '내로남불'을 밥 먹듯이 보여주는 조선일보가 제대로 된 보수정신을 갖춘 언론이 맞는지 의심이 들 지경이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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