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안철수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이 속도를 더하면서 국민의당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27일부터 통합에 대한 전당원 투표가 예정된 가운데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의원 20명은 투표금지 가처분신청에 서명했다는 소식이다. 26일 안 대표는 통합 전당원투표에 "모든 걸 걸었다"면서도 통합 실패시 제기될 더 큰 책임론에 대해서는 "그건 당원 분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애매한 입장을 내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안철수 대표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건 당원들의 명령"이라면서 "저 포함해서 모든 의원들이 함께 다 승복해야 된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 대표의 모든 직위와 권한을 걸고 전 당원에게 의견을 묻고자 한다. 당 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찬반 여부에 대한 내부 반발이 큰 상황에서 실패할 경우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에서 책임론이 그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저는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면서 "더 큰 후폭풍도 다 제가 감당해야 될 몫"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앵커가 "정말 반대표가 많이 나오면 정계 은퇴를 해야 되는 상황까지 몰릴 수도 있다. 그 정도 각오도 되셨다는 말씀이냐"고 묻자, 안철수 대표는 "저는 재신임 묻고 있다"면서 "재신임이 안 될 때 어떻게 할 거냐, 그건 당원 분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안철수 대표는 "모든 걸 내려놓으신 게 맞냐. 모든 경우의 수가 다 있는 건 맞냐"는 질문에는 "저는 지금 재신임이 안 되면 당연히 사퇴해야만 하고, 만약 또 재신임이 돼서 통합이 된다면 그때도 제 기득권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안철수 대표는 김현정 앵커가 "대표직 당연히 그렇고 대표직 이상의 것도 내려놓으실 각오까지도 됐다는 말씀이냐"고 재차 질문하자, "저는 우리 당 살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 지금 걸었다"는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이날 안철수 대표는 전당원투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제3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연 확장이 필수"라면서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다당제를 지킬 수 있다는 신념 하에 이 일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는 "끊임없이 의견들을 나누고 설득을 했지만 절대 좁혀지지 않는 지점들이 있다"면서 "그러면 당원들이 주인이니까 당원들께 물어보자, 그리고 거기에 승복하자, 만약 통합에 반대하는 당원들이 더 많다면 저는 대표직을 사퇴하겠다, 만약 통합에 찬성해 통합이 되더라도 백의종군하겠다. 저는 모든 건 내려놓고 우리 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통합이 돼야 하고,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고 그렇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득을 해볼 수 있는 데까지 해봤다고 생각하는 거냐"는 질문에 안철수 대표는 "그게 꼭 100% 다 충분했다고 말씀드리지는 못한다"면서도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고 전 당원들의 의사를 묻는 것이 가장 현명한 해결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방법을 제안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는 "호남과 그리고 다른 지역의 의견 차이들이 꽤 있다"면서 "내년 선거가 호남은 양자구도, 그런데 전국 선거는 4자 구도로 치러진다. 그래서 전국에서는 3자 구도로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굉장히 절박하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그렇지만 전국이 3자 구도가 되더라도 호남은 거기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면서 "그렇게 서로 굳어진 환경 차이가 굉장히 크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대표는 "현역의원 분들게서 호남 민심이 반대가 많다고 말하길래, 전당원투표를 제안한 것"이라면서 "국민의당 당원들 중에서 호남 당원이 과반이 넘는다. 일반 여론조사보다도 더 호남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라 보고, 그래서 제안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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