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사망 후 애도를 강요하는 현상이 점점 늘고 있다. 김주혁의 사고사 후 논란이 일었는데, 샤이니 김종현 사망 후에도 역시나 애도를 강요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고인이 된 유명인과 유가족을 더욱 슬프게 하는 일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기에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지만, 김종현의 사망 후 자신이 경영하는 프랜차이즈 대구점 오픈 소식을 알린 승리의 SNS 댓글에는 슬픔을 강요하는 댓글이 달렸다.

‘같은 나이인데 지금 이걸 올려야 하느냐’라는 댓글과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료 아니냐’. ‘팬으로 너무 부끄럽다. 이 상황에 이런 글 올려야 하느냐’ 등의 글이 달렸다.

같은 날 양현석은 소속 아티스트의 사진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고, 자이언티도 뭇매를 맞았다. 상황을 다 파악하지 못한 이들이, ‘왜 종현 장례식에 가지 않았느냐’라는 댓글을 달았지만 사실은 자이언티가 이미 다녀온 후였다.

그룹 샤이니의 멤버 고(故) 종현(본명 김종현) Ⓒ연합뉴스

자이언티는 “갔다. 기자분들 다 빠졌을 때. 나도 인간이라 슬프다. 조문을 사진 찍히기 위해 가나. 슬프다”라고 반박해 조문 사실이 알려졌다.

그런데 강요된 애도가 자칫 스타들의 슬픔을 크게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각자의 슬픔을 알지 못하면서 ‘더 슬퍼하라’ 강요받는 상황은 복잡할 수밖에 없어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누군가가 지적하는 연예 스타들은 동료이지만 연이 깊지 않을 수도 있으며, 정말 연이 깊어 남다른 슬픔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모두 같은 상황일 수 없다. 굳이 SNS로 슬픔을 표현할 필요도 없고, 설령 다른 일이 있다고 해도 SNS로 못 알릴 이유가 없다.

각자가 슬픔을 위로하고 애도하는 방식이 다른 데 그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까지 정해주며 그 방식만을 따르라 강요하는 이들의 오지랖은 질타를 받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

고 김주혁 사망 당시에도 정준영이 해외 촬영을 간 상황에서 당장 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몰아붙이던 상황과 모든 것을 컨트롤하려는 모습은 경악스럽던 장면들이었다.

승리 또한 연예인이면서도 동시에 사업체를 경영하는 경영인이다. 그는 자신뿐 아니라 먹여 살려야 할 종업원과 파트너가 있는 입장이다. 그가 게재한 프랜차이즈 점 또한 성공에 보탬이 되어야 하는 입장이기에 게재한 것이다.

유명인의 상황을 이해하지 않고 일률적인 잣대로 애도의 기준을 삼아 강요하는 모습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 남의 사생활마저 간섭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화장은 왜 저렇게 하고 왔는지. 신발은 왜 저런 걸 신고 나왔는지. 모자는 왜 저런 걸 쓰고 나왔는지. 따라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일이 참견하고 그에 따르지 않으면 위협하고 물어뜯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좋은 취지라도 강요를 해서는 안 된다. 또 그 강요가 심하면 폭력이 될 수 있다. 지금의 모습은 폭력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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