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여당의 공적을 선전하려다 여성표를 날릴 판에 처해 있다.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하고 있는 듯한 한나라당 선거홍보 동영상 '선거탐구생활-여당편'은 여성비하와 여성에 대한 차별적 표현 등을 담고 있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 동영상은 여성을 무식한 존재, 놀기만 좋아하고 세상 일에는 무관심한 존재로 묘사 또는 규정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 놀토만 기다리는 누나. 일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꼬. 하지만 남동생에게 뉴스를 안보니 아는 게 없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듣고 있다... 그러는 넌 ? 세상 물정 아는거니 ?ⓒ 한나라당

민주당 김상희, 김유정, 김진애, 박선숙, 박영선, 신낙균, 이미경, 이성남, 전현희, 전혜숙, 조배숙, 최영희, 추미애 의원 등은 18일 오후 성명에서 “한나라당이 반여성적 6.2지방선거 홍보UCC 동영상 제작으로 여성들을 또다시 분노케 하고 있다”며 “성희롱 및 여성관련 망언 등 다시는 물의를 일으키지 않을 것임을 국민 앞에 약속하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은 지난 8일 케이블TV 프로인 ‘남녀탐구생활’을 패러디한 ‘선거탐구생활’이라는 제목의 동영상 2편을 당 홈페이지에 올렸는데 그중 ‘여당편’이 문제의 동영상”이라며 “의도적으로 여성을 비하하는 상황과 대사를 반복하고 있는데 ‘여자는 뉴스를 바퀴벌레 다음으로 싫어해요’, ‘여자가 아는 것은 쥐뿔도 없어요’, ‘뉴스는 절대 안보는 여자에게 이런 문제는 수능보다 더 어려워요.’ 등의 대사를 통해 대다수 여성이 정치사회에 무관심한 것처럼 왜곡하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한나라당에서 제작한 또 다른 동영상 ‘후보자편’에서는 한 여성이 등장하여 야당후보에게는 ‘멘트, 외모, 의상이 이상하다’는 대사를, 한나라당 남성 후보에게는 ’백마탄 왕자, ‘샤방샤방’, ‘금방 사랑에 빠질 것 같아요’라는 대사를 함으로써 여성들이 후보의 외모에만 관심을 갖는 것처럼 폄하하였다”면서 “유권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전체 여성이 정치사회의식도 없고, 남성의 외모만 보고 표를 행사할 거라는 발상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한심함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뭐, 어차피 기대는 안했다. 처음부터 이럴 줄 알았어 !! 알았다구 !ⓒ 한나라당

이들은 “한나라당 내에는 지금까지 수많은 성희롱, 여성폄하 관련 전적이 있고, 그때마다 사과와 함께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후보는 공천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수차례 반복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이러한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문제의 원인과 심각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신당 심재옥 대변인 또한 이날 논평에서 “한나라당은 진정으로 개념 없는 정당임은 물론, 진정한 여성비하당, 여상차별정당”이라며 “여당의 홍보영상이라는 것이 여성유권자들을 이토록 무식하고 철없는 존재로 그려내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여성들에 대한 모욕이며 차별이다. 한나라당은 여성들에게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심 대변인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한나라당 탐구생활>편을 잘 듣기 바란다”며 “개념있는 여성들은 한나라당을 바퀴벌레 다음으로 싫어해요. 한나라당은 여성의 인권과 정치수준에 대해 아는 것이 쥐뿔도 없어요. 여자는 애만 낳는 생물인줄 아는 모양이예요. 출산율만 높이면 되는 줄 아나 봐요. 정말 한심해요. 드라마는 재방 삼방도 보지만 한나라당은 절대 안 볼 거예요.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국물도 없는 줄 아세요. 한나라당처럼 무식이 통통 튀는 정당, 개념없고 무식한 정당은 반드시 아웃시켜야 해요. 그래야 무상급식, 복지혁명이 가능하잖아요. 우라질레이션 한나라당, 각오하세요”라고 풍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논란이 확산하고 여론의 반향이 거세지자 18일 오후 홈페이지에서 해당 동영상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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