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장(공식명칭=스포츠토토)이 독점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스포츠베팅산업은 참으로 볼썽사나운 꼬락서니를 자주 보이곤 한다. 대표적으로 오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 일본원정의 포항과 뉴질랜드원정의 전북이 그랬다. 홈승 정배당, 그것도 저배당인 가시마 앤틀러스의 승리가 제일 먼저 발매차단 되었는데.. 결과는? 포항이 원정 1-0 승리를 해냈다. 여기서 우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를 발견한다. 우리나라 스포츠베터들이 가시마의 승리에 베팅을 많이 하였기에 가시마가 일부러 포항에게 져준건가? 결코 그럴 수도 없고 그렇지도 않았음은 삼척동자도 다 알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베팅(=투자)한 가시마가 패하고 포항이 모따의 결승골로 승리하여 8강에 진출한 사건(?)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전북의 경우엔 해외배당도 국내배당도 모두 팽팽했고 결과 또한 2-2 종료 후 연장전에서 전북이 이동국의 결승헤딩골로 3-2 승리했다.

스포츠 베팅의 본질과 그 근간에 깔린 중요한 의미를 망각한 채 오직 도박으로만 인식하고 또 도박으로만 접근한다면 그건 대단한 착각이다. 스포츠베팅의 근간은 자국 스포츠의 발전과 자국 스포츠 꿈나무들, 즉 유소년 스포츠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탄생한 일종의 기금(=편드)이다. 따라서 부담 없는 금액을 내 고향팀, 내 조국팀 혹은 내가 응원하는 팀에 베팅하고서 스포츠를 즐기는 재미를 한층 높이고자 하는 취지가 있다. 사행산업 감독위원회가 존재한다고 해서 무작정 프로토를 도박시하는 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필자는 전형적인 홈랜드보이면서 홈타운보이다. 내 조국 대한민국 국대가 세르비아랑 평가전 할 때도 한국승 질러서 돈 잃는 그런 사람이다. 동아시아 선수권 때도 당연히 중국한테 이길 줄 알았다가 역시 시원하게 돈 잃었던 그런 멍청이 바보다. 우리축구팀이 이번처럼 해외팀들과 경기할 때 차라리 그 경기를 선택 안 하면 안 했지 우리팀 지라고 베팅은 죽어도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돈까지 잃어버린 가시마승에 베팅한 사람들을 뭐라고 욕하는 건 아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누가 어디다 베팅하는지야 당연히 자신의 자유인데 그러한 자유를 행사한 문제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치도 없다. 다만, 반드시 욕이라도 하고 싶은 사람들은... 견비오, 견리그, 견비엘이라 막말하면서 우리나라 스포츠와 선수들을 욕되이 하는 인간들이다.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준 포항과 전북의 동반 아챔 8강진출은... 정말로 유쾌, 상쾌, 통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가지 추가사례로서는, 기아와 넥센의 경기가 홈승정배당 발매차단되었다. 그런데 넥센이 이겼다. 갈 길 바쁜 기아가 안방에서 넥센에게 덜미를 잡힌 것도 그 무뇌충들에겐 조작이고 견비오일 것이다. 부디 정신들 차리길...

꽤 이름 있는 사람들 블로그에서 프로토를 하지도 않는 날, 대상경기도 아닌 경기들을 버젓이 분석, 예상하던데... 이건 포탈사이트 운영진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이며, 명백한 범죄행위다. 무수한 불법 사설베팅업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들과 동조 내지는 그곳에 베팅하는 선량한 사람들을 현혹하는 행위라 잘라 말한다. 대한민국의 현행 법률상 유일하고 적법한 베팅은 오직 토사장에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쉽고 서운하더라도 그렇게 해야만 한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생명과도 같은 시장원리를 무시하는 현실이라도 실정법을 어기면서까지 스포츠베팅을 한다면 그것이 바로 도박이고 범죄다. 지금도 가슴 졸이며 불법 사설베팅을 하고 있는 사람들 혹은 그들을 현혹하면서 글을 쓰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글 쓰는 순간, 가르시아가 아웃되면서 롯데가 패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스포츠 베팅의 본질...

그것은 우리나라 스포츠가 언젠가 세계최고가 되길 바라는...

지극히 정상적이고도 평범한 한국인 소시민들의 작은 희생과 사랑이다.

좋아하는 스포츠를 더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 프로토... 토사장이 독점회사인게 아쉽긴 하지만...
( 無名冬客 http://blog.daum.net/gleehong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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