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1일 이우호, 임흥식, 최승호 등 MBC사장 최종후보자의 정책설명회가 열렸다. 후보자들은 공통적으로 '신뢰회복'을 기치로 내걸며 부문별·조직별 혁신안을 내놓았다. 진행자인 변창립 아나운서가 "이 세 분이 내놓은 정책들이 실행된다면 MBC는 살맛나는 직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을 만큼 세 후보자의 정책은 MBC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오전 서울 상암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MBC사장 후보 정책설명회에서 후보자들이 내놓은 정책들은 MBC 신뢰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2009년 김재철 사장 이후 무너진 공영방송 MBC를 되돌려 놓겠다는 얘기다.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MBC사장 최종후보 3인의 정책설명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최승호 MBC 해직PD, 이우호 전 MBC 논설실장, 임흥식 전 MBC 논설위원 그리고 정책설명회 진행자인 변창립 MBC아나운서.(미디어스)

먼저 발표에 나선 이우호 후보(전 MBC 논설위원실장)는 혁신의 선결조건으로 '전면적 인적 쇄신'을 꼽았다. 이 후보는 "가칭 'MBC 바로세우기 위원회'를 설치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노사 합의로 뽑힌 사원 대표 뿐만아니라 시민단체, 시청자 대표도 함께 참여하는 위원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우호 후보는 "제가 보기에는 진상조사를 해야할 부분이 굉장히 많다"며 "대표적으로 외부 세력과 내통해 사원들을 사찰한 점, 5공화국때도 없었던 영상왜곡지침,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해 사원들의 이메일을 들여다 본 점 등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승호 후보(MBC 해직PD)도 '노사 공동 재건위원회'를 구성해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최 후보는 "알베르 까뮈가 '어제의 범죄를 처벌하지 않으면 내일의 범죄의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동안 일어난 많은 부패 사건들에 대해서 엄정하게 조사하고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임흥식 후보(전 MBC 논설위원) 역시 'MBC 혁신TF'를 구성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임 후보는 "김재철 체제 이후 MBC에서 벌어졌던 일들은 결코 이념적 문제가 아니다. 상식·몰상식, 정의·불의, 불법·합법의 문제"라며 해고자 복직, 경영진 교체, 부당징계 무효 등을 공약했다.

부문별 혁신에 있어 후보자들은 특히 뉴스와 시사교양국의 개혁을 강조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김장겸 사장 해임 이후 총파업을 해제했지만 보도국과 시사교양국 구성원들은 여전히 제작거부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우호 후보는 뉴스, 시사교양 개혁방안과 관련해 "'뿌리를 찾아가는 뉴스'(Root Finding News)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싶다"며 "사실과 사실 이면의 진실을 파고 드는 뉴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기계적 중립은 비겁한 기자들이 찾아가는 피난처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그런 보도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뉴스 앵커를 전면 교체할 것이다. 열린 오디션을 도입해 추천부터 선정까지 시민들 참여로 이뤄지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승호 후보는 "MBC뉴스의 미래를 거창한 용어로 포장하고 싶지 않다"며 "MBC뉴스가 그동안 잘못했던 것을 반성하고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세월호 가족 예은이 아버님이 '보이는 것 그대로 보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거짓까지 들여다 봐야한다. 사실보도라는 중립성 뒤에 숨지 말아달라'고 말하셨다"며 "거기에 해답이 있다. 기계적 중립에 숨지 않고 진실을 찾아가는 보도가 공정보도"라고 강조했다.

임흥식 후보는 "MBC가 이렇게 철저하게 망가지고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은 것은 MBC뉴스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뉴스부터 살리겠다"고 공약했다. 임 후보는 "진실만을 전하는 뉴스, 믿을만한 뉴스, 신뢰도 1위의 뉴스를 만들겠다"며 "무엇보다 팩트체크 기능을 강화해 오보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세 후보는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도입, 외주제작사와의 상생, 비정규직·프리랜서 처우 개선, 지역사·자회사 상생 등 지상파방송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개선을 일제히 공약했다.

인터넷으로 생중계 된 정책설명회를 보며 네티즌들은 실시간으로 '적폐청산의 기준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급감하는 광고수익 보전 방안은 어떻게?', '지상파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을 방안은?' 등의 다양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MBC사장을 선출하는 방송문화진흥회는 오늘(1일)부터 3일까지 iMBC홈페이지를 통해 후보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질의를 접수한다. 방문진은 7일 최종후보자 면접에서 국민들의 질의를 반영할 예정이다. MBC사장 내정자는 7일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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