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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 개헌보다 선거제도 개혁이 우선인 이유'제왕적 지방권력'이라는 역효과 우려돼...대표적인 사례는 홍준표 경남도지사
전혁수 기자 | 승인 2017.12.01 13:43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회 개헌특위 활동 종료가 약 1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권력구조 개편, 예산법률주의 등 여러 쟁점들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국회 개헌특위가 내놓을 결론보다는 내년 3월 문재인 정부가 제시하기로 한 개헌안에 더 눈길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이미 지방분권을 연방제 수준으로 강화하는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내놓을 지방분권형 개헌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의 의사가 제대로 선거를 통해 반영돼야 문재인 대통령이 생각하는 풀뿌리 지방자치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 회원들이 18세 투표권, 연동형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분권 개헌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내년 6월 개헌을 약속했는데, 그 핵심 내용이 지방분권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방분권형 개헌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바로 '제2국무회의'의 신설이다. 지난 6월 문 대통령은 "헌법에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조항과 함께 제2국무회의를 신설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면서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제2국무회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구성된 전국시도지사회의보다 한 단계 위상을 높인 개념이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의 차원을 넘어 이를 '기구화'해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다. 제2국무회의를 제대로 신설·운영하려면 헌법 제4장 2절 2관을 개정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을 국무위원으로 격상하고, 국무회의의 인원 조정, 심의내용 조정 등 대대적인 개헌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강화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은 지방분권을 향한 첫 걸음이 될 거라는 기대감이 높다. 문재인 정부는 국회 개헌특위 결과를 지켜보고 내년 3월 중으로 정부 개헌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이 개헌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지방분권이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지방분권을 이루기 위해서는 개헌에 앞서 선거제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적어도 지방분권형 개헌이 선거제도 개혁을 앞서 나가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선거제도 개혁이 선행되지 않은 지방분권 중심의 개헌이 역효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방분권 개헌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지역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지방분권이 제대로 작동하느냐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승수 대표는 "지방의회 구성 자체가 영·호남의 경우 특정 정당이 9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거나, 도지사·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도 지역 여당과 같은 정당인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 경우에는 제왕적 지자체장, '소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 대표는 "대표적인 게 경남도지사 시절 홍준표 대표"라면서 "지역에서 의회의 다양성이 보장되고 토론이 가능해야 하는데 한국 지방의회는 그렇지 못하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견제 받지 않는 또 다른 권력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승수 대표는 "지방분권 개헌의 전제조건은 지방선거제도의 개혁"이라면서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은 맞물려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지역의 야당이 적어도 30% 의석은 가져야 어느 정도의 견제장치가 작동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승수 대표는 이런 상황일수록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 대표는 "지금까지 국회의 개헌, 선거개혁 논의를 지켜보자는 게 문 대통령의 입장이었는데, 지금 국회에서 논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헌특위와 정개특위는 12월 말 활동시한이 종료되지만, 아직까지 진척된 논의를 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하승수 대표는 "어쨌든 한국은 대통령제고, 문 대통령이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정치인이기 때문에 결단을 내릴 때가 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 대통령과 여당이 책임있게 논의에 나서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 1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지방선거제도 개혁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들이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은 기초의원 지역구 선출 정수를 2~4인에서 3~5인으로 늘리고, 비례대표 정수를 의석 대비 30%로 늘리는 공통적인 방안을 방안을 담고 있다. 천정배안의 경우 지역 의회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담고 있고, 심상정안에는 비례대표의석 할당 정당 요건을 현행 유효투표수 5%에서 3%로 낮추는 방안이 포함됐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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