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재계약이 되었다. 기아 외국인 투수 2명과 야수 1명이 내년 시즌에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되었다. 중요한 전력이 모두 재계약을 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기아의 우승 2연패를 위한 시작은 명확해졌다. 가장 중요한 전력의 누수 없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헥터 팻 딘 버나디나 모두 재계약, 양현종 잡기에 총력 기울인다

기아의 2017 시즌 우승은 기적과 같았다. 모든 팀들이 우승을 향해 달리지만 누구나 우승을 할 수는 없다. 시즌 시작 전만 해도 기아가 마지막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 기대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저 팬심으로 우승을 기원하는 것과 달리, 객관적 전력에서 우승 전력은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양현종이 잔류를 선택한 것과 4선발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임기영의 호투가 중요했다. 여기에 기대했던 만큼 해준 헥터와, 아쉬웠지만 꾸준했던 팻 딘이 아니었다면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결정적 인물은 바로 버나디나였다.

헥터, 버나디나, 팻딘(사진 왼쪽부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버나디나는 수비력을 위해 영입한 선수였다. 그가 어떤 성적을 낼지 명확한 기준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버나디나의 활약은 기아 전력 전체를 확장시켰다. 시즌 초반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버나디나는 리그에 적응을 마치자마자 크레이지 모드를 보였다.

공수주가 완벽했던 버나디나는 말 그대로 효자 용병이었다. 가을야구에서는 더욱 뜨거운 모습을 보이며, 양현종의 맹활약이 없었다면 한국시리즈 MVP를 받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었다. 이런 세 선수와 내년 시즌도 함께하는 것은 너무 당연했다.

30살 헥터, 28살 팻 딘, 33살 버나디나와 재계약에 성공한 기아로서는 내년 시즌 보다 탄탄한 전력으로 우승 2연패를 노릴 수 있게 되었다. 팀 전력이 추가될 가능성은 높지만 마이너스 요인은 최소화 되었다는 점에서 핵심 선수들 부상만 아니라면 올 시즌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20승 투수인 헥터는 170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에 계약을 마쳤다. 기아만이 아니라 리그 최고의 투수라는 점에서 합리적인 계약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옵션이 추가되었겠지만, 헥터를 잡기 위해서는 당연한 계약이다. 이보다 더 지불했을 것이라 생각한 이들이 많을 정도로 기아로서는 나름 합리적 결과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팻 딘은 70만 불에서 92만 5000불에 계약을 완료했다. 계약금 20만 불을 추가해줄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지난 시즌에 비해 2만 5천 불을 더 준 셈이 되는 계약이다. 9승 투수라는 점에서 과다하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타선만 제대로 도와줬다면 팻 딘은 최소한 15승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었던 투수다.

KIA 타이거즈 버나디나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 선수인 버나디나는 75만 불에서 110만 불로 35만 불이나 상승한 금액에 사인을 했다. 수비와 공격, 주루까지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선수라는 점에서 무척이나 합리적 금액이란 생각이 든다. 다른 외국인 거포와 달리, 홈런으로 승부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꼭 필요한 순간 득점을 만들어내는 효과적인 타격은 기아에게 중요했다.

헥터의 경우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된 후 내년 시즌 다시 함께하고 싶다고 공표를 한 상태였다. 이견이 없는 한 헥터의 잔류는 가능해 보였다. 변수는 버나디나가 메이저리그에서 관심을 가진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점이다. 하지만 나이를 생각하면 메이저를 확실하게 보장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버나디나 역시 현명한 판단을 했다고 보인다.

올 시즌 후반 햄스트링 부상이 있기는 했지만, 부상만 없다면 국내 리그에서 최소 3년 이상은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버나디나는 코리안 드림에 보다 집중하는 것이 좋은 일이니 말이다. 팻 딘의 경우 2018 시즌 보다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어린 나이에 정교한 제구력을 갖춘 선수라는 점에서 내년 시즌 팻 딘은 헥터를 능가하는 선수가 될 가능성도 높다.

"우승을 함께 일궈낸 동료들과 내년에도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2018시즌에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다시 열정적인 KIA 팬들 앞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어 기쁘다. 올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최고의 동료들, 열정적인 팬들과 다시 호흡할 수 있어 기쁘다. 내년 시즌에도 팀이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헥터, 팻 딘, 버나디나로 이어지는 외국인 선수 3인방은 모두 계약에 만족했고, 내년 시즌 우승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들의 포부는 기아 팬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이들에 대한 재계약을 한 기아로서는 내년 시즌 다시 한 번 우승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되었다.

10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KIA 타이거즈 대 두산 베어스 경기. 우승을 확정 지은 KIA의 양현종이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되자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다. Ⓒ연합뉴스

기아로서는 이제 양현종만 남았다. 김주찬과 재계약도 중요하지만 절대적인 존재감을 보인 양현종과 얼마에 계약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서로 큰 이견이 있지는 않지만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양현종 기아에 남을 가능성이 99%다. 양현종이 기아가 아닌 국내 다른 팀으로 큰 돈을 받고 옮긴다고 한다면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 금액 차이가 어느 정도일지 알 수 없지만, 이미 높은 연봉을 받는 양현종을 무한대의 금액을 주고 데려갈 수도 없다. 따라서 양 측 모두에 합리적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외국인 선수 3인방과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2018 시즌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되었다.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했던 선수들의 합류만 제대로 된다면 기아의 내년 시즌은 더욱 단단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가장 큰 산을 넘은 기아가 양현종과 김주찬과 재계약을 하고 시즌을 맞이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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