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귀순한 북한 병사의 치료를 계기로 권역외상센터의 열악한 환경이 알려진 가운데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은 "외상센터가 글로벌 스탠다드 기준 지침에 맞춰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적당히 타협하면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국종 센터장은 1일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통화에서 '인간 이국종의 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외상센터를 맡고 있는 한 글로벌 스탠다드 기준 지침에 맞춰서 정말 벗어나지 않게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다"며 "아예 안 하면 안 했지 거기서 벗어나서 적당히 타협하며 가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총상 귀순 북한군 병사 관련 2차 브리핑에서 이국종 권역외상센터장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국종 센터장은 "최악의 경우에는 저희가 사멸하더라도 저희가 했던 진료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하게 있다"며 "화석 같은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게 하면 되기는 됐었구나' 조금이라도 본받을 만한 뭐가 있었다는 걸 후세에 남겨야 한다"고 사명감을 내비쳤다.

이국종 센터장은 권역외상센터의 열악한 환경과 정부지원에 대해 "사람이 많이 부족하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들여다보는 게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한국병원들의 고용수준은 선진국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며 "정치인들이 다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고 국민행복권을 우선시한다고 말씀은 그렇게 하시지 않나?"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국종 센터장은 "왜 중증외상환자들이 노동자, 농민 그런 분들이 많이 죽어가는지 그런 것에 대해 얼마나 진정성 있게 생각하는지, 한국 사회는 그게 너무 부족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국종 센터장은 김종대 정의당 의원의 '환자의 인격권을 침해했다' 지적에 대해 "저는 특별한 다른 느낌이 있는 게 아니라, 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분명한 건 그 의원님이 소속된 정당은 블루 컬러 계층의 분들이 지지하는 정당이고 저는 바로 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흘리는 피를 막아내고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김종대 의원은 최근 이국종 교수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사과를 전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국종 센터장은 "국회의원분들은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가며 사시는 바쁜 분들"이라며 "(김종대 의원이)본연의 업무 잘하셨으면 좋겠고 저는 현장에서 일하고 있으면 된다"고 완곡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김종대 의원은 이국종 교수가 북한 귀순 병사에 대한 수술브리핑을 하는 과정에서 기생충과 관련한 설명이 북한병사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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