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M이 뮤직뱅크 5월 첫주차 1위에 올랐다. 이로써 비의 연승가도를 막아섰으며 이효리의 1승을 좌절시켰다. 2PM의 역습은 비보다는 이효리에게 충격을 주었는데, 이번주 1위를 놓침으로 해서 이번 활동에 있어 뮤직뱅크 무관이 사실상 굳어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요즘 가수들의 활동이 1달 남짓인 것을 감안하면 비와 이효리의 퇴장을 알리는 신호탄이나 다름없다.

물론 2PM의 1위 등극은 1주 천하로 끝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그렇지만 전 리더 재범의 제명 이후 2PM의 음반활동을 지원할 팬덤이 와해되고 많은 팬이 안티로 돌아선 까닭에 1주 천하를 논하기 이전에 다소 이른 컴백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더 우세했었던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결과임에 분명하다. 2PM의 이번 활동이 가까스로 1위 한번으로 끝날 것으로 보이지만 JYP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재범의 제명 이전 체감인기 1위의 남자 그룹이었던 2PM의 날개 없는 추락을 경험해야 했던 2PM의 이번 뮤직뱅크 1위 등극이 향후 활동에 끼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속력과 파괴력이 전과 같지는 않아도 그들을 지지하는 팬덤의 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는 점에서 데뷔 이후 가장 감동적인 사건이 아니었을까 싶다.

한편 지난주 비에 이어서 이번 2PM까지 뮤직뱅크의 음반점수에 대한 시비가 적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비와 2PM이 어차피 비슷할 수밖에 없는 여러 항목 점수에서 특별히 도드라진 음반점수를 통해서 1위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2PM의 팬덤이 아직 건재함을 알린 것이다. 예전만 같지 않다지만 힘을 모아 한방의 힘을 보여주었고 그것이 2PM의 감격적인 부활의 장을 마련해준 것이다. 그렇지만 결코 이 한번의 1위로 2PM의 건재함을 단정 짓는 것은 매우 부족하고 불완전한 일이다. 2PM의 이번 성적은 기쁨과 환호보다 반성과 심기일전이 요구됨을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2PM이 가까스로 1위에 오른 것만은 의미를 깎아 내릴 수 없지만 대중이 이들에게 전하는 냉정한 경고의 메시지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아주 심층적으로 파고들지 않아도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까지의 뮤직뱅크 점수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팬들의 공동구매로 음반점수는 경쟁자들을 크게 따돌렸지만 가장 최근 활동곡임도 불구하고 음원점수와 방송횟수가 가장 낮다는 점은 2PM으로서는 치명적인 것이다.

특히나 시청자 선호도 점수는 갓 데뷔한 그룹보다 낮게 나왔다는 점에서 아직 2PM이 겸손해야 할 이유를 보여준다. 본래 2PM의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지난 하트비트 때에 비해서 반토막이 난 점은 방송횟수와 함께 대중의 태도를 가장 극명하게 나타낸다고 봐야 한다. 그것은 진실과 잘잘못 여부를 떠나 2PM은 의리나 정직 등 가수가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 이외의 덕목을 요구하는 한국의 특별한 환경 속에서 더 오래 활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들을 말해주고 있다.

밴드웨건 현상이 매우 심한 한국 상황 속에서 2PM에 대한 일방적인 지탄과 매도 분위기를 극복하고 어쨌거나 본래의 마음을 지키고 2PM을 여전히 지지한 팬덤 핫티스트가 안티를 이겼다. 그 점은 2PM의 1위보다도 몇 배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미워도 다시 한번일 수도 있고, 죽어도 못버려일 수도 있다. 2PM입장에서는 그런 팬덤에 대해 머리로 짚신을 삼을 마음으로 공손히 대해야 할 것이다. 엄격히 말하자면 2PM의 1위가 아니라 핫티스트의 승리라고 말하는 것이 옳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숙제는 2PM을 좋아하고 싶어 하는 대중이 주변의 눈치를 살피지 않아도 좋을 만큼 그동안 쌓인 의혹과 불만을 너무 늦지 않게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잊지 않기를 바란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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