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격투기 ‘로드FC’의 정문홍 대표는 지난 14일 중국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로드FC 대회 관련 기사들이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 편집 과정에서 외면 받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 대표는 "최근 3년간 우리 대회가 열릴 때마다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 올랐지만 뉴스 메인 화면에는 기사가 올라가지 않았다"며 "실시간 검색 순위 1위면 대중이 우리 대회를 주목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매년 매달 열리는 대회에서 같은 상황이었다. 우리가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로부터 일주일 가량 뒤인 20일 자신의 SNS에 거듭 이와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 성명을 냈다. 아래는 정 대표의 입장 전문.

샤오미 로드FC 035 미들급 타이틀전 Ⓒ연합뉴스

매달 열리는 로드FC 때마다 수십 명의 기자분들이 대회장을 찾는다. 쏟아지는 기사 양은 수백수천 꼭지가 넘는다. 거의 대부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는 1위다. 물론 다음 네이트에서도 대부분 1위다.

다음 네이트에선 실검이 1위인 날, 메인 창에 로드FC 기사가 도배돼 있다. 하지만 실시간 검색어가 1위여도 유독 네이버만 기사를 메인에 올려 주지 않는다. 이런 현상이 3년 동안 매달 경기가 열릴 때마다 계속됐는데, 우연일까?

내가 외신과 인터뷰한 이유를 분명히 알기를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도 로드FC가 개최되는 중국 일본 미국 등 해외 모든 나라의 언론에서 나는 내 의견을 강력히 피력할 것이다.

전 세계 16개국에 동시 생중계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브랜드 로드FC다. 한국에 종합격투기가 전무하였을 때 후배들과 제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로드FC다. 지금은 수많은 선수들이 체계적으로 유소년 리그, 성인 아마추어 리그를 거쳐 로드FC 선수가 되기 위해 꿈을 키워 가고 있다.

대한민국 지도자와 선수 관계자가 피땀 흘려 노력하고 그들의 젊음을 바쳐 만들어 온 것이 로드FC란 말이다. 나에게 돌아오는 어떤 불이익도 감수하겠다. 나는 나의 선수들을 지켜야겠다.

정문홍 대표의 ‘네이버 로드FC 홀대 의혹’ 제기는 최근 네이버가 축구 관련 기사 편집과 관련 청탁을 받고 부당하게 일부 기사들을 노출시키지 않은 부당 개입 행위에 대해 사과한 사례와 맞물려 격투기 팬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만한 이슈였다.

‘스포츠경향’에 따르면 정 대표의 주장에 대해 네이버 측 관계자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사용자가 입력하는 검색어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로 메인 노출의 연관성은 높지 않다”며 “로드FC가 포함된 스포츠 ‘일반’ 섹션은 수십 개의 올림픽 종목과 바둑, 익스트림 스포츠 등이 모두 포함된, 특정 종목이나 리그의 콘텐츠를 다루는 섹션이 아니므로 다른 종목 페이지에 비해 노출이 많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문홍 로드FC 대표 Ⓒ연합뉴스

정문홍 대표의 의혹이 제기된 지 열흘이 넘게 지났지만 그의 주장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의 주장은 일견 일리가 있어 보이기는 하나 심증만 있을 뿐 문제의 주장을 뒷받침해 줄 증언이나 물증이 전혀 없다. 여기에다 정 대표 주장에 대한 네이버 측의 해명 역시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도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네이버 뉴스 메인 페이지에서 주요 뉴스로 다뤄져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그다지 설득력을 얻기도 어렵다.

세상은 넓고 스포츠는 엄청나게 많다. 하루 24시간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고 그 안에서도 여러 스타플레이어들이 다양한 취향의 스포츠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는 것이 오늘날 세계 스포츠의 현실이다.

로드FC가 정문홍 대표 주장대로 세계 16개국에서 생중계되고 있는 것도 맞고 대회가 열리는 날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도 일정 부분 사실이지만 그것이 로드FC가 국내 언론이나 포털로부터 한국 스포츠의 ‘메인 스트림’으로서 대우받아야 하는 이유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로드FC가 그야말로 한국 스포츠의 이슈메이커로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들이 알고 기억할 만한 스타를 앞세울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 로드FC는 그런 선수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의 이름을 내세운 100만불 토너먼트를 개최함으로써 세계적인 강자들을 국내 격투 무대로 불러들이는 데는 성공했는지 모르겠지만 딱 거기까지다.

로드FC는 최근 격투기 오디션 프로그램 ‘겁 없는 녀석들’을 지상파 방송인 MBC에 진출 시켰다. ‘겁 없는 녀석들’을 통해 많은 로드FC 선수들과 관계자들, 그리고 연예인들이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고 보여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로드FC는 앞으로도 수많은 실시간 검색어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실시간 검색어 장사에 혈안이 된 언론사들의 배만 불려줄 뿐이다. 네이버가 뉴스 편집에서 우선 고려해야 하는 메이저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격투기 종목 선수로서 국내에서 스타로서 존재감을 가진 선수는 UFC 무대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스턴건’ 김동현과 ‘코리안 좀비’ 정찬성 정도다. 국내 격투기 팬들에게 최고의 종합 격투기 리그는 아직 UFC이지 로드FC는 아니다. 이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규모와 위상 면에서 많은 성장을 이룬 로드FC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다. 정문홍 대표의 현실 인식은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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