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근행)의 총파업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MBC내부 구성원에 이어 MBC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전 이사들도 장기화 되고 있는 MBC사태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역임했던 14명은 7일 ‘MBC는 조속히 정상화돼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실명으로 발표, 김재철 사장을 향해 사태해결을 위해 조속히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MBC사태와 관련해 “단순한 노사 간의 대립이 아니라 MBC 내부 인사에 대한 권력 개입의 실상이 방송문화진흥회 김우룡 전 이사장의 폭력적 망언과 고백으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폭발한 정치적인 사태로 국민들은 이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청와대 인사 개입설은 MBC 구성원들로서는 도저히 그냥 넘기기 힘들기에 보도국 구성원 252명이 공개적으로 사장과 부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으며, 각 직능단체는 물론 84년 사번, 27년차 국장급 간부사원들까지 집단적인 의사 표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집회 참가자들이 'MBC 사수'가 쓰인 풍선을 날리고 있다ⓒ권순택

이들은 “이에 대해 사측은 사원들을 고소 고발하고 대규모 징계를 공언하고 있다”며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지방선거만 끝나면 이제 다시는 없어야 할 공권력 투입이 단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MBC의 방송파행이 지방선거일까지 계속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일각의 의심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공석인 것과 관련해서는 “1988년 방송문화진흥회를 설립할 당시, 국회가 부여한 가장 큰 임무는 외부개입으로부터 MBC의 독립성을 지키라는 것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수습의 일각을 맡아야할 방송문화진흥회는 이사장 공석으로 책임 있는 행위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는 보궐이사 선임을 미루는 등 방송문화진흥회의 정상적인 기능회복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속한 보궐이사 선임 △방송문화진흥회의 보궐이사 선임 요청 및 노사 양측에 대한 적극적 중재 △김재철 사장의 사태해결을 위한 조속한 결단 △국회의 방송문화진흥회 구성 방식에 대한 개혁 방안 마련 착수 등을 촉구했다.

“가장 좋은 결단, 김재철 사장의 자진 사퇴”

7기 방문진 이사를 역임했던 옥시찬 전 이사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성명을 발표하게 된 배경에 대해 “MBC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고, 방송이 국민들을 위해 중요한 역할 할 때임에도 해결의 기미가 안 보이기에 ‘전임 이사들이지만 힘을 모아서 해결을 촉구하는 움직임을 보여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이사들 사이에 있었다”며 “서로 연락을 취해 수정과 수정을 거친 뒤 성명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초 더 많은 방문진 전 이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지방선거가 끝난 뒤 MBC에 공권력을 투입할 것이라도 소리도 들리고 해서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판단으로 현재까지 연락 닿는 분들을 중심으로 성명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김재철 사장이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의견으로, 가장 좋은 결단은 김재철 사장의 자진 사퇴일 것”이라고 말했다.

MBC기술인협회도 김재철, 황희만 사퇴 촉구

한편, MBC기술인협회 소속 사원 252명도 실명으로 성명을 내어 김재철 사장과 황희만 부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MBC기자회 소속 252명, PD협회 소속 261명에 이은 것으로, 약 800여명의 내부 구성원들이 김 사장과 황 부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셈이다.

기술인협회는 “자신들의 안위와 영달을 좇을 뿐, MBC의 미래에는 눈을 감아버리고 사태를 파국으로만 몰고 가는 사장과 부사장에게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김재철 사장과 황희만 부사장은 MBC에 대한 애정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후배들을 더 이상 벼랑 끝으로 몰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 즉각 MBC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노조의 총파업과 관련해서는 “파업의 근본 원인은 사장선임 이후 지역사 사장과 본사 임원 선임 과정이 큰집의 폭력에 의해 이루어졌고, 김재철 사장이 황희만 부사장과 관련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MBC 노동조합의 파업은 단순한 자존심의 싸움이 아니다. 공영방송 MBC를 지키고 지금껏 피눈물을 흘리면서 꿋꿋이 지켜왔던 MBC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한 고뇌에 찬 결단이고 투쟁”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방문진 전 이사들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MBC는 조속히 정상화돼야 한다.

문화방송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번 문화방송 사태는 단순한 노사 간의 대립이 아니라 MBC 내부 인사에 대한 권력 개입의 실상이 방송문화진흥회 김우룡 전 이사장의 폭력적 망언과 고백으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폭발한 정치적인 사태로 국민들은 이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재철 사장이 사태초기에 표명했듯이 이러한 청와대 인사 개입설은 MBC 구성원들로서는 도저히 그냥 넘기기 힘들기에 보도국 구성원 252명이 공개적으로 사장과 부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으며, 각 직능단체는 물론 84년 사번, 27년차 국장급 간부사원들까지 집단적인 의사 표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수 십 명의 사원들이 극한적인 단식투쟁을 펼치는 등 최악의 상황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원들을 고소 고발하고 대규모 징계를 공언하고 있다.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지방선거만 끝나면 이제 다시는 없어야 할 공권력 투입이 단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1988년 방송문화진흥회를 설립할 당시, 국회가 부여한 가장 큰 임무는 외부개입으로부터 MBC의 독립성을 지키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수습의 일각을 맡아야할 방송문화진흥회는 이사장 공석으로 책임 있는 행위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는 보궐이사 선임을 미루는 등 방송문화진흥회의 정상적인 기능회복에 나서지 않고 있다.

MBC의 방송파행이 지방선거일까지 계속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일각의 의심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정권이나 방송계, MBC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고, 방송을 하루 빨리 국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문화방송 사태는 시급히 해결돼야 하며, 이를 위해 책임 있는 당사자들의 각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에 전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써의 자괴감을 모아 담아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미처 연락이 닿지 않은 분들은 제외했음을 밝혀 둔다.

하나, 방송통신위원회는 사퇴한 김우룡 전 이사장의 보궐이사를 조속히 선임해, 방송문화진흥회의 기능을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시킬 것을 촉구한다.

하나, 방송문화진흥회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보궐이사 선임을 강하게 요청하여 이사장 공백을 해소하고, MBC 관리감독기관으로써의 책임감을 갖고 노사양측에 대한 적극적인 중재로 사태의 조기수습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하나, 김재철 사장은 결자해지 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사태해결을 위해 조속히 결단을 내려 줄 것을 촉구한다.

하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회는 방송문화진흥회 구성방식에 대한 원천적인 개혁방안 마련에 착수하여 차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구성 전에 완결할 것을 촉구한다.

2010년 5월 7일

제5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최일남
제5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이상신
제5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최병모
제5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성기

제6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상희
제6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국희
제6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이범수
제6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김형태
제6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이수호

제7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옥경
제7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조영호
제7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김정란
제7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차병직
제7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옥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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