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MBC PD협회가 261명의 기명으로 “김재철, 황희만은 MBC를 떠나라” 결의성명을 발표했다.

MBC PD협회의 결의문에는 MBC 본사 전체 PD협회원 346명 중 보직자, 장기 휴직자, 외부파견자 등을 제외한 292명 가운데 261명이 동의해 89.4%의 참여율을 보였다. 이날 오전에는 전국 19개 지역 MBC 소속 기자회 회원들이 김재철 사장의 행보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해 MBC 구성원들의 김재철 사장 퇴진 요구는 점차 커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김재철 MBC 사장(가운데) ⓒ미디어스

MBC PD협회는 이날 결의성명에서 “김재철 사장은 정권이 MBC를 틀어쥐고 자신의 입맛대로 프로그램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확실히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PD는 창조자다. 그러나 이런 사장 아래서 우리의 창조성과 자율성이 살아남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외부에서 <PD수첩>, <무한도전> 등에 대한 흔들기가 계속됐지만 우리는 한 때 사장을 믿었기 때문에 계속 인내해 왔다”면서 “그러나 황희만 부사장 임명으로 김재철 사장은 거짓말쟁이일 뿐이며, 자기 주변을 인의 장막으로 둘러치고 소통을 거부하는 꼭두각시임이 증명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파업이 한 달에 이르렀다”면서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파행을 겪고 PD들이 참담해 하고 있건만 사장은 아파하지 않고 있다. 우리의 일터 MBC가 말라 죽어가고 있는데도, 강 건너 불구경처럼 즐기고 있을 뿐”이라고 MBC의 상황을 설명했다.

“노동조합 간부에게 겨눠진 칼은 우리를 겨눈 것”

MBC PD협회는 이날 결의성명에서 김재철 사장의 MBC노조에 대한 강경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의 거짓말과 배신에서 비롯된 이번 파업을 오히려 ‘노조 말살의 기회로 삼겠다’는 사장의 살기 등등한 행보는 우리를 절망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MBC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만나자는 요청도 번번이 거부했던 김재철 사장은 정작 고소해야 할 김우룡(전 방문진 이사장)은 내버려둔 채, 회사 구성원을 고소·고발하며 현 사태를 해결할 최소한의 희망마저 스스로 없애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동조합 간부에게 겨눠진 칼은 우리를 겨눈 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재철은 더 이상 우리의 사장이 될 자격이 없음이 분명해졌다”며 “MBC PD들은 김재철 사장이 하루속히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정권과 방문진의 낙점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는 황희만 부사장도 속히 퇴진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회사의 임원, 보직국장, 보직부장들을 겨냥해 “침묵은 금이 아니다. MBC 사장을 한낱 일신의 영달을 위한 발판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사장, MBC 선배라고 하면서 MBC를 망가뜨리겠다는 사장을 어떻게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MBC 사태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라고 요청했다.

이 결의성명에는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의 김진만·김현철 PD를 비롯해, <PD수첩>의 ‘광우병편’으로 재판 중인 조능희·송일준·이춘근·김보슬 PD,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와 최근 <PD수첩>에서 하차한 김환균 PD도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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