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박주영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박주영의 소속팀인 프랑스 AS모나코의 기 라콩브 감독은 오는 6일(한국시간) 열리는 로리앙과의 2009-2010 프랑스 리그 1 35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발표한 출전명단에서 박주영을 제외했다.

박주영이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유는 허벅지 부상이 재발했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지난 2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과의 2009~2010 프랑스컵 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연장전까지 장장 120분간의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이후 허벅지 통증이 재발한 것으로 알려졌고, 국내외 언론들로부터 로리앙전 출전이 불투명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끝내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박주영은 첫 허벅지 부상을 당하기 전 9골 3어시스트로 프랑스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로서 그 기량을 인정받았고,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허정무호의 공격 선봉에 설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허벅지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8경기 연속 무득점에 경기력 또한 정상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자아냈다.

그리고 결국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나선 프랑스컵 결승전에서 팀의 우승과 개인적인 골침묵을 깨기 위해 120간의 혈투를 감수했으나 어느 것 하나도 얻지 못했고, 부상까지 재발함으로써 불안한 5월을 보내게 됐다.

물론 국내 언론에 보도된 바로는 박주영이 이번 로리앙전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이 컨디션 회복을 위한 박주영 측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알려졌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박주영의 에이전트 측의 주장일 뿐 현재로서는 박주영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여기서 한 가지 참고할 만한 소식이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영국인 축구 칼럼니스트 존 듀어든은 최근 자신의 칼럼에서 최근 자신과 연락한 프랑스 기자들 가운데 일부는 박주영이 허벅지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보여준 경기력이 끔찍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전했다.

자칫 박주영이 4년전 독일월드컵에 출전할 당시의 재연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4년전 독일월드컵 최종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박주영은 극심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며 공격수로서 전혀 소속팀(FC 서울)의 득점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딕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은 박주영을 최종 엔트리에 선발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박주영 개인에게나 한국 대표팀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허정무 감독의 무한신뢰 속에 박주영이 허벅지 부상 재발의 위험을 안은 채 남아공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발탁된다면 이는 곧 한국 대표팀 전체의 공격력 저하 위험을 감수하는 결정이 될 것이다. 선수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몸 상태나 경기감각에 대한 믿음이 불분명한 선수를 최종엔트리에 포함하는 것이 얼마나 큰 부담인지를 감안한다면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허정무 감독은 일단 오는 16일에 있을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 박주영을 비롯해 재활중인 박지성 등 컨디션이 좋지 않은 유럽파들을 모두 부르기 보다는 국내파 최종 엔트리를 최종 낙점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예비엔트리에 포함된 국내파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치를 필요가 있다. 어치피 최종 엔트리 발표를 5월말 경으로 늦춘 이상 유럽파들을 무리시킬 이유가 없다.

그리고 한편으로 허 감독은 박주영이 없는 최종 엔트리 구성을 고민해야 한다. 이것은 그냥 '만의 하나를 대비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실제적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야 한다. 박주영의 현재 상태가 한 달 후 개막하는 월드컵을 정상 컨디션으로 치를 수 있다고 장담할 수준이 아닐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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