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문화진흥회가 20일부터 MBC사장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허유신 홍보국장은 MBC차기 사장의 자질에 대해 "정치적 독립과 저널리즘 의무에 대한 확실한 가치관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21일 허유신 국장은 cpbc'열린세상 오늘!김혜영입니다'와의 전화통화에서 "MBC 현행 지배구조나 경영진 선임구조에 따르면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이 상당히 쉽지 않은 구조"라며 "장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일단 이 부분에 대한 개혁의지를 가지고 실제로 구현할 능력이 있는 분이 사장으로 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MBC의 사장선임 구조는 MBC지분의 70%를 소유한 방송문화진흥회가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방문진 구성은 전체 이사 9명 중 여·야추천 비율이 6대3 구조로 관행화되어 있다. MBC사장은 방문진의 공모절차를 통해 선출되지만 제도와 관행으로만 보자면 정치권의 개입이 심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MBC의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임시이사회에서 이완기 이사장이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러한 결점 때문에 2012년 MBC파업을 이끌다 해고된 이용마 기자는 최근 저서에서 국민대리인단을 구성해 공영방송사 사장을 선출하자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허유신 국장은 "국민 대리인단은 사장 선임 절차를 더 많은 수의 국민들께 돌려드리자는 취지"라며 "장기적으로 이런 절차로 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장겸 전 MBC사장의 해임으로 언론노조 MBC본부는 총파업 태세를 해제했다. 이로써 라디오·예능·드라마 등 MBC프로그램의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는 시점이지만 아직 시사·보도부문 구성원들은 제작거부를 이어나가고 있다. 김장겸 전 사장은 해임됐지만 아직 MBC 내부에는 이전 체제의 시사·보도부문 간부들이 요직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허유신 국장은 "아직 보도기자들과 시사교양PD들, 아나운서들은 모두 현업으로 복귀한 건 아니다"라며 "김장겸 사장 체제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는 공정방송과 제작율성을 논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프로그램에 복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 경영진이 온 이후 정상화 방안을 현재 각 부문별로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허유신 국장은 "회사측이 일방정으로 단체협약을 파기했기 때문에 공정방송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회사 안으로는 편성규약과 단체협약 등에 대한 확실한 체결 기회가 있어야 될 것"이라고 향후 노조활동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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