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최근 국민들과의 직접 소통을 위해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시작했다. 아나운서 출신 고민정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문재인 대통령 및 청와대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직접 소식을 전하고자 만들어졌다. 현안에 대한 브리핑이나 정책 호보가 아닌, 가볍고 친근한 접근이 콘셉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발 국민소통 플랫홈의 성공여부보다 더 먼저 청와대 출입기자단에서 문제를 제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논란의 핵심은 한 가지다 생산자가 소비자의 직접거래를 하겠다고 하자 유통업자가 밥그릇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페북 라이브가 영상이라는 점 때문에 방송매체들이 더욱 강하게 문제제기를 했다. 게다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사실을 전제한 논란이라는 측면도 존재한다. 예컨대, 조국 수석처럼 언론에 통 노출을 하지 않는 수석이 만약 청와대 라이브에 출연하면 곤란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

이는 출입기자단이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취재를 마치 언론의 권리로 착각하고 있다는 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백번양보해서 그 권리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그 권리가 출입기자단 모두에게 열려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청와대 취재에 제한을 받는 많은 기자들이 존재한다. 물론 이는 청와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정부, 국회 등 모든 공공기관에 널리 존재하는 적폐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에는 출입기자단에는 두 개의 신분이 존재한다. 청와대 모든 취재가 가능한 풀(pool)기자단과 그렇지 못한 등록기자단으로 구분된다. 청와대는 풀단에 차별을 두지 않겠다고 천명했으나 정작 출입기자단이 이를 차단하고 있다. 때문에 청와대가 아무리 문턱을 낮춰도 실제로 청와대에서 직접 취재를 할 수 있는 매체는 한정된 것이다.

그렇게 취재를 독점한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국민들에게 비친 모습은 ‘질문하지 않는 기자’였다. 최근 MBC 사장 출마를 선언해 폭발적인 지지를 받은 최승호 PD의 유명한 어록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기자에게 질문을 못하게 하면 나라가 망해요” 그리고 질문하지 않는 기자들이 지킨 청와대에서는 온갖 국정농단이 벌어졌고, 나라는 망할 지경에 빠졌었다.

또한 최승호 PD의 뉴스타파는 ‘박근혜 최순실 체제의 부역자들’에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포함시켰다. 질문하는 대신 기꺼이 청와대의 입이 되어준 당연한 업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들은 청와대에서 ‘권리’를 내세우고 있고, 청와대 또한 이에 대해서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인사회를 겸한 티타임을 갖고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 연합뉴스 ]

의무를 다하지 않은 직무유기의 언론들이 반성 대신 권리에 더 혈안이 된 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당연해 보인다. 그런 가운데 청와대가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겠다고 만든 페이브북 라이브에 아무도 부여한 적 없는 ‘유통의 권리’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아무래도 얼토당토않은 말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청와대 출입기자단 해체가 올라왔겠는가를 출입기자단을 비롯해 소위 메이저급 언론들이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하다못해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청와대에 취재 권리를 주장하기 이전에 풀단의 카르텔부터 깨부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모순을 피할 수 있는 태도이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폐쇄성에 대한 불만이 심심찮게 터져 나온다. 그러나 좀처럼 이슈화가 되지 않는다. 여론을 주도하는 주요 언론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 침묵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뉴미디어실의 페이스북 방송을 취재기회 불균형이라는 명목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이전에 자신들이 쌓고 있는 풀단의 장벽부터 철거해야 할 것이다. 아니 이 참에 청와대를 비롯한 모든 공공기관 출입기자단 자체를 해체하는 편이 모든 면에서 유익할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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