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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안아키 논란의 핵심은 고통 받는 아이들이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7.11.19 17:34

약을 먹이지 않고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의학마저 상업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런 바람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극단적 선택은 거의 불가능하다. 인간은 생각만큼 강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정보 선택은 소비자 몫;
검증되지 않은 의료 행위와 무책임한 선 긋기, 결국은 모두 돈인가?

한의사가 벌이는 한 행동이 논란으로 치닫고 있다. 아이에게서 약을 멀리하게 하는 방식으로, 그의 주장이 아이를 키우는 많은 엄마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명확하다. 실제 병원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의료 사고에 노출된 경험을 가진 이들이 많다.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거나 실제 그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신뢰를 무너트리는 의사들도 우리 주변에 많기 때문이다.

모든 의사가 그렇지는 않지만 오직 돈만 추구하는 한심한 의사들도 많다. 오직 돈의 논리로만 움직이는 그들에게 환자는 그저 상품일 수밖에 없다. 거대한 병원 역시 오직 수익을 얻는 방식을 취할 뿐 의료행위 자체에 신성함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들과 의료 종사자들의 집단 이기주의는 극에 달해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안아키 사태의 진실 - 엄마는 왜 병원에 가지 않았나?’ 편

의료계에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한의사가 자연 그대로의 것에서 치유 방법을 찾는단 이야기는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최대한 약을 멀리하고 좋은 식재료를 통해 병을 예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어린 아이에게 완벽하지 않은 지식을 앞세워 실험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냐는 윤리적 문제가 생긴다. 어린 시절부터 약을 멀리하고 음식과 민간요법으로 모든 병을 치료한다는 한의사의 말은 그래서 의문이다. 의료 행위는 오랜 시간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전한다.

양의학이든 한의학이든 모든 의술은 특화된 몇몇에게 효능이 있다고 모든 이들에게 특효라고 주장할 수 없다.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 한다는 점에서 의술은 그 무엇보다 신중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문제의 한의사가 보인 행동은 이해할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데이터가 없다. 그가 내세운 데이터는 자신이 주장한 것을 실행에 옮긴 어머니들의 수기가 전부다. 자신의 아이들을 약을 먹이지 않고 키웠다고 하지만, 이 역시 그의 주장일 뿐이지 사실인지 검증되지 않았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안아키 사태의 진실 - 엄마는 왜 병원에 가지 않았나?’ 편

'맘 닥터'라는 전문 지식도, 책임감도 없는 댓글 부대를 조직해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했다는 의구심은 그래서 더욱 끔찍하다. 5만 명이 넘든 회원들 중 절대 다수가 빠져나가고 이제는 5천 명 정도의 회원이 함께한다는 '안아키'는 한 명의 한의사가 주장하는 말을 맹신하는, 신도와 같은 이들의 공동체 정도로 인식된다. 

자체적인 시험까지 본다는 '맘 닥터'는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과정도 아니다. 그저 오직 그가 주장한 바를 얼마나 잘 숙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마저 답안이 유출되어 서로 돌려보며 통과하는 행태라는 것은 충격적이다. 이런 과정을 겪고 경쟁하듯 온갖 댓글들로 한의사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과정은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변모했다.

"정보의 취사선택은 개인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은 다른 문제다"

"경찰에서도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왜 내 책임인지 모르겠다. 선택할 기회만 줬을 뿐이지 내가 손에 쥐어준 건 아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안아키 사태의 진실 - 엄마는 왜 병원에 가지 않았나?’ 편

수많은 이들에게 고소 고발을 당한 김 원장은 정보를 취사선택 할 수 있는 기회를 줬을 뿐 자신은 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형적인 책임회피 방식으로 다가온다. 카페를 통해 조직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고 강요했음에도 정보의 취사선택은 개인의 몫이라는 것은 책임 회피에 다름 아니다.  

선택할 기회를 준 것이지 손에 쥐어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게 책임을 묻지 말라는 것이다. 카페를 만들고 이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맘닥터'라는 기이한 이름의 조직을 만들었다는 것은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진짜 문제는 약을 먹지 말라며 자신이 직접 만든 약을 구매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양약은 절대 용납할 수 없지만 자신이 만든 것은 명약이라는 논리는 그저 자신만 옳다는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상 모든 의사들은 무지하거나 오직 돈벌이에 미쳐있고, 자신만이 아이들을 걱정하는 진짜 의사라는 식의 논리다.

"한국에서 아이에게 예방 접종을 하지 말고 이런저런 치료법을 해야 한다고 권유하는 의사가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팔고 있냐'고 물어보라"

"이 같은 문제는 아이의 건강이 아닌 돈의 문제가 항상 연관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안아키 사태의 진실 - 엄마는 왜 병원에 가지 않았나?’ 편

영국판 '안아키' 사태인 웨이크필드 사건을 취재했던 브라이언 기자의 발언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숯가루를 먹이라고 주장하고, FDA 승인까지 받았다고 주장하는 한 업자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었다. 사설업체에서 받은 자료를 마치 FDA 승인을 받은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사기다. 

최고급 올리브유를 사용한다는 한의사 남편은 결국 국내업체에서 만든 올리브유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약을 먹지 말라며 대체용품으로 판매하는 물품들이 모두 이런 식이라면 과연 뭐가 정답일까? 백신 문제를 언급하며 영국 사회를 발칵 뒤집었던 그 의사는 뒤늦게 의사 면허가 정지되었다. 

돈을 받고 거짓 정보를 흘렸으나 건강에 민감한 수많은 이들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 돈을 위해 의사로서 양심을 판 그 의사의 행태는 경악 그 이상이다. 이런 자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전히 거짓말을 근거로 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당신은 무엇을 팔고 있느냐?"라는 질문. 브라이언 기자의 발언이 정답이다. 정말 무엇을 위한 주장인지 판단하는 것은 그들이 주장하듯 현명한 소비자의 몫이다. 이 과정에서 자기선택권이 존재하지 않는 어린 아이들이 모든 피해를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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