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장겸 MBC사장 해임으로 사장권한대행이 예상됐던 백종문 MBC부사장이 14일 돌연 사직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13일 이른바 '백종문 녹취록'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백종문 녹취록'은 백종문 부사장이 미래전략본부장 시절 최승호 전 MBC PD, 박성제 전 MBC 기자 등을 근거없이 해고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차기 사장권한대행으로는 최기화 기획본부장이 거론되고 있다.

14일 MBC는 백종문 부사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백종문 부사장의 사표 수리는 MBC이사회가 하게 된다. 앞서 총파업을 잠정 중단키로 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기자간담회에서 "백종문 대행체제에서 노사협상은 없을 것"이라며 쟁의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종문 MBC 부사장이 10월 3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는 모습.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공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의혹 수사와 관련해 전날 김재철 전 MBC 사장을 소환해 조사했으며 이날 백 부사장도 소환했다.(사진=연합뉴스)

백종문 부사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사장권한대행으로는 다음 순번인 최기화 기획본부장이 자리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기화 본부장은 보도국장 시절 노동조합이 발행하는 민주방송실천위원회(민실위) 보고서를 찢고, 기자들에게 민실위 간사와 접촉을 금지하는 지시를 내린 인물이다. 쟁의행위를 하는 노조원들을 채증하고 자신을 취재하는 타 언론사 기자에게까지 욕설을 내뱉는 등 노조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 이에 따라 최기화 본부장의 사장권한대행 체제가 이뤄지더라도 MBC본부의 쟁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13일 '백종문 녹취록'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백종문 녹취록'은 백종문 부사장이 2014년 미래전략본부장 시절 '폴리뷰'의 박한명 편집국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백 부사장의 발언을 녹음한 것으로 지난해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이 폭로했다.

백종문 부사장은 녹취록에서 "(2012년 파업에서)최승호와 박성제는 증거가 없다. 그런데 가만 놔두면 안되겠다 싶어 해고를 했다"고 발언해 사실상 근거없이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해고한 것을 실토했다.

'백종문 녹취록'과 관련해 언론노조 MBC본부는 방송법과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백종문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했으나 검찰은 지난해 12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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