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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판단 미스가 부른 국민의당 '호남 엑소더스'국민의당 지지율 5%, 호남도 등 돌려…탈당 사태 겪은 바른정당만도 못해
전혁수 기자 | 승인 2017.11.10 12:37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민의당이 10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5%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쳐 원내 정당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안철수 대표의 바른정당 연대·통합 시도 실패 후폭풍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국민의당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호남 민심의 이탈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정의당과 같은 5%를 기록해 최하위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7%, 자유한국당 12%, 바른정당 7%였다. 탈당사태를 겪은 바른정당 보다 못한 결과다. 안철수 대표가 "대선 패배를 책임지고 자숙해야 한다"는 반대 목소리를 물리치고 당 대표가 되면서 국민의당 지지율을 올리겠다고 한 약속은 공수표가 된 셈이다.

안철수 대표의 당 대표 당선에도 국민의당은 바른정당, 정의당 등과 함께 1자릿수 지지율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정의당과 바른정당보다 오차범위 내이긴 했지만 비교우위를 점하며 경쟁력을 가졌고, 시간이 흐르면서 최하위는 면하는 듯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지지율은 안철수 대표의 '판단 미스'로 또 다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시도가 호남 민심의 반발을 불러온 결과로 풀이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조선일보는 지난달 18일 <국민의당, 어느 당과 합치는게 좋은지 비밀 여론조사> 기사를 내보냈다.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높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여론조사 결과가 등록된 시간대 등을 종합했을 때 국민의당에서 조선일보에 정보를 흘려줬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안철수 대표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좀 더 열심히 홍보하라고 독려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안철수 대표의 이러한 판단이 역효과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 여론조사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친박 청산' 드라이브를 걸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켰고,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한 출당 권고도 내렸다. 이 같은 조치는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의 복당 명분을 만들어줬고, 바른정당 탈당파 9명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을 선언했다. 안철수 대표의 섣부른 판단이 바른정당을 분당으로 내몬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른정당 역시 국민의당과 통합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여론조사가 공개된 직후 유승민 의원은 "개혁보수의 가치와 함께 할 수 있는 분들"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자강 의지를 다졌는데, 여기엔 국민의당 주류라고 할 수 있는 호남 중진 의원들은 포함될 수 없는 개념이다. 안철수 대표가 연대 가능성을 말한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바른정당의 분당과 자유한국당의 세 확장, 국민의당의 판단 미스는 보수 결집이라는 양당 체제 복귀 전망을 낳고 있다. 10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은 지난주 대비 3%p 상승한 12%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동정여론을 등에 업은 바른정당도 1%p 상승한 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당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호남 지지율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안철수 대표의 바른정당 통합론 실패가 호남민심이 국민의당에 등을 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율은 11월 2주차를 기점으로 '폭락'했다. 10월 3주차 11%, 4주차 12%를 기록했던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율은  11월 1주차 7%, 2주차 5%까지 급락했다. 반면 호남에서의 민주당 지지율은 10월 3주차 66%, 4주차 57%, 11월 1주차 68%였던 것이 11월 2주차에는 72%까지 올랐다.

결국 안철수 대표의 바른정당 통합론이라는 비현실적인 판단에 호남 중진 의원들의 안 대표 비토가 겹쳐지면서, '호남 엑소더스'를 만들어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하필 여론조사를 보도한 매체가 '1등 보수신문' 조선일보였다는 점도 호남 민심의 반발을 불렀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지방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거대 양당으로 표심이 몰리는 원심력까지 감안하면 국민의당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조선일보에 나왔던 '비밀 여론조사'가 결국 호남민심의 이탈을 부른 것"이라면서 "잠시 동안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호남 엑소더스를 부른 대참사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전국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RDD 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8%,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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