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 위장취업하고 거짓말 하는 대통령이 있는데 선생님들이 인성교육 시킬 수 있겠습니까? 이명박 후보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지금이라도 대통령의 꿈을 접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정책일 겁니다."

▲ 12월11일 MBC <뉴스데스크>.

11일 저녁 제17대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향해 던진 말이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도 "이토록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거짓말 해온 사람이 나라의 어른이 될 수 있느냐. 국민들께서 막아주셔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이날 2차 토론 역시 1차 때와 마찬가지로 후보간 상호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진 않았지만 가시 돋친 설전이 그나마 시청자들의 흥미를 잡아뒀다.

권영길 "정동영 후보, 주황색 색깔까지 가져가"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을 꼬집은 권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는 "신당이 민주노동당의 색깔까지 빼앗아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동영 후보의 정책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민주노동당 정책 다 가져가셨습니다. 그런데 베낄려면 제대로 베껴야 합니다. 민주노동당이 창당 때부터 가져온 색깔, 주황색 색깔까지 가져간 것은 너무한 것 아닙니까."

정동영 "이명박 후보, 교육정책도 재앙"

정동영 후보는 자신의 교육정책을 밝히면서 "대운하만 재앙이 아니라 이명박 후보의 교육공약도 재앙이다. 자립형사립고를 100개 만들겠다는 것은 재앙이다. 운하 재앙보다 자사고 재앙이 더 크다"고 공격했다.

정 후보는 부정부패 대책을 말하면서는 이 후보 쪽을 쳐다보며 "대통령 되시면 위장전입 단속할 수 있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TV토론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정 후보는 한 때 정면이 아닌 측면 카메라가 자신을 잡았을 때에도 당황하지 않고 방향을 돌려 답하는 등 이날도 순발력을 발휘했다.

이명박 "네거티브가 심한 것 같습니다. 허허"

이명박 후보는 1차 토론에서 다른 후보들의 말을 들을 때 몸을 뒤로 젖히는 동작이 오만해보였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이날은 최대한 부드러운 태도를 유지하려 애썼다.

이 후보는 정동영 후보의 계속되는 공격에는 "정 후보는 정책보다는 네거티브가 심한 것 같다"며 소리내어 웃기도 했다.

사회·교육·여성·문화 정책을 다루는 2차 토론에서는 이 후보의 '마사지걸 발언'과 '관기 발언'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양성평등' 주제는 사회자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만 진행돼 각자의 공약을 밝히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이회창 "0~2세 걸리적…좀 부담이 된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양성평등 정책을 밝히면서 아기들이 "걸리적"거린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그는 출산과 육아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0 내지 2세 아이들은 걸리적"이라고 말했다가 실수를 의식한 듯 "그건 좀 심하지만 부담이 된다"고 고쳐 말했다.

이회창 후보는 토론 마무리 발언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사퇴를 공식 촉구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는 마땅히 사퇴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신임을 물어야 한다"며 "대권도전 3번째, 이번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으로 믿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3차 토론은 16일…13일엔 '군소후보' 토론

▲ 각 후보 지지자들이 MBC 앞에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12월11일 MBC <뉴스데스크>.
한편, MBC는 서울 여의도 방송센터 앞에 야외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토론 시작 전 바깥 분위기를 전달했다.

야외 스튜디오를 진행한 김주하 앵커는 "오늘 MBC 앞에는 오후 2시부터 각 후보 지지자들이 나와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추첨을 통해 자리를 배정했다고 한다"며 "MBC 내부에도 2중, 3중으로 경계를 강화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주하 앵커는 보도국 박범수, 권순표 기자와 함께 각 후보의 토론 전략을 정리했는데 서로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김 앵커는 "우울하신 분들은 이리로 한 번 나와보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노동·복지·과학 분야를 다룰 3차 토론은 오는 16일 일요일 오후 8시 KBS와 MBC에서 방송된다. 이날 녹화가 진행될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앞에서 각 후보 진영의 응원전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13일 밤 11시에는 참주인연합 정근모, 경제공화당 허경영, 새시대참사람연합 전관, 한국사회당 금민 후보를 초청해 토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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