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MBC 사장 해임안이 상정된 방송문회진흥회 이사회가 김장겸 사장의 불출석으로 파행됐다. 이에 방문진은 오는 10일 다시 이사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김장겸 사장은 이날 해임안에 대한 소명을 위해 방문진 회의장 앞까지 왔다. 하지만 김장겸 사장은 MBC노조원과 취재진에 둘러싸이자 “회의 참석할 분위기가 아니네”라고 말하며 발길을 돌렸다.

김장겸 사장은 방문진에 ‘임시이사회 출석 소명 불가능에 관한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언론노조 MBC본부 노조원들이 집단으로 회의장 출입구를 가로막은 채 팔을 붙들고 욕설과 반발 등으로 출입을 막았다”며 “겁박적인 분위기가 10여분 이상 계속돼 출석 소명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강욱 이사는 방문진 이사회에서 “출입을 저지당했네 하는 데, 내가 들어오면서 자기가 뒤돌아가는 걸 봤다”고 밝혔다. 최강욱 이사는 “소명서를 제출했지만 미진한 부분이 많다”며 “재차 출석을 요구해 확인해야 할 것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순 이사는 “오늘 사장이 출석해 소명하겠다고 해서 소명 기회를 주려 한 것”이라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아닌 데도 소명서만 던져 놓고 갔다”고 질타했다.

이진순 이사는 “처음부터 참석을 거부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일방적으로 돌아가고서 ‘물리적으로’ 참석할 수 없다는 것은 용납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순 이사는 “(김장겸 사장이) 던져놓고 간 소명서도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받아드리기 어렵다”며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재출석을 요구하고 이사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기철 이사는 “(김장겸 사장은 방문진이 위치한) 6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왔다가 스스로 돌아갔다”며 “애초부터 나오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오늘은 코스프레만 하고 돌아가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지적했다.

8일 김장겸 사장이 방문진 이사회 출석을 위해 방문진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태국 출장’을 이유로 방문진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권혁철·김광동·이인철 이사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권혁철 이사 등은 이날 이사회가 자신들의 의결권을 침해한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고, 7일 태국으로 떠났다.

이에 대해 최강욱 이사는 “세미나와 관련 없는 관광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세미나가 있는 9일만 참석하면, 회의 참석에 무리가 없었다”며 “하루 세미나를 위해 1주일 가까이 간 것이다. 이사들의 참석을 배재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경환 이사는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것도 아니고, 세미나 참석해 내용을 듣는 것 밖에 안하는 분들이 (이를 이유로) 참석을 안하겠다고 한다”며 “의결권을 침해한다고 하는 데 본인의 사정에 의해 참석을 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기철 이사는 “출장을 자제하고 일정을 조정하라고 요청했더니, 비즈니스석을 타고 유람을 갔다”면서 “집에 불이 났는데, 단풍구경을 갔다”고 질타했다.

이완기 이사장은 “방송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며 “(김장겸 사장 해임건은) 시청자들의 볼궐리, 알권리가 침해당하고 있기 때문에 대단히 시급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완기 이사장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김장겸 사장 개인 신상에 관련한 사항”이라면서 “어떤 형태로든 질의 응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완기 이사장은 “가급적 최대한 많은 이사들이 참여해 결정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8일 이사회는 정회하고, 오는 10일 오후 5시 속개하기로 했다.

이날 방문진 이사회는 김장겸 사장의 출석과 현재 태국에 외유중인 권혁철, 김광동, 이인철 이사 등의 참석을 재차 당부하기로 했다.

지난 2일 불신임되고, 해인 건의안이 상정된 고영주 전 이사장(현 이사)는 이사회 참석을 하지 않았다. 방문진의 연락에도 참석여부에 대한 회신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 이사회는 지난 2일 결의한 ‘고용주 이사 해임 건의안’에 대해 방통위에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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