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260개 시민단체로 이루어진 KBS·MBC정상화시민행동(KBS·MBC시민행동)이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함께 KBS이사들의 업무추진비 유용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감사원이 KBS이사회 업무추진비 유용에 대해 감사조차 하지 않는다"며 감사 후 문제가 적발된 이사들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중징계를 요청하라고 요구했다.

8일 오전 서울 감사원 앞에서 KBS·MBC시민행동과 전국언론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KBS이사회의 업무추진비 유용에 대한 감사착수를 촉구했다.

8일 260개 시민단체로 이루어진 KBS·MBC정상화시민행동이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함께 감사원 앞에서 KBS이사들의 업무추진비 유용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촉구했다(미디어스)

앞서 66일째 총파업을 진행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KBS이사회의 구여권추천 이사 중 강규형, 이원일 이사의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을 제기했다. KBS본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강규형 이사는 업무추진비를 '애견비용'으로, 이원일 이사는 2천여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자신의 회사근처 일식집·중국집 등에서 식대비로 사용했다.

KBS 이사는 연 4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KBS로부터 지급받는다. 비상임이사인 KBS이사는 업무추진비와 조사연구활동비로 월 350만원을 KBS로부터 받는다. 여기에 이사회에 참석할 때마다 거마비 명목으로 30만원이 지급된다.

KBS 이사들의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을 제기한 언론노조 KBS본부의 성재호 본부장은 "이사들에게 법인카드를 쓰라고 준 돈, 자료조사 활동하라고 준 돈 모두 국민들이 내주신 돈"이라며 "그런데 그런 돈을 강아지를 키우는데 썼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 썼다. 그것이 공영방송 KBS의 업무와 어떤 연관이 되어있는지 이사들은 해명조차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KBS 직원들에게도 법인카드가 주어진다. 3000원짜리 커피를 마셔도 누구와, 왜, 무슨목적으로 사용했는지 적어서 낸다"며 "이사들은 KBS업무와 무슨 관계로 누구와 어떻게 쓰고 다녔는지 해명해야 한다. 그런 해명이 없으면 자신을 위해서 유용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감사원이 업무추진비를 유용한 이사들에 대해 '주의·경고'를 주거나 이사 자리에 대해 자격이 없다고 판단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비상임이사인 KBS이사에게 정직을 할 수 있냐 아니면 감봉을 할 수 있냐"며 "감사원이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안다. 비리의혹이 있는 이사들을 철저히 조사해 그에 합당한 결과와 조치를 내리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은 "감사원이 어떤 정치적 입장도 모두 내 버리고 감사원칙에 따라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KBS이사들에 대해서도 다른 공공기관의 구성원과 마찬가지로 엄정한 잣대로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KBS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방송사다. KBS이사들이 쓰는 업무추진비 등 모든 비용은 수신료에서 나온다"며 "국민의 혈세나 다름없다. 이 돈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이 도덕적 헤이는 아무리 지탄을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KBS·MBC시민행동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감사원이 신속하게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방통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기를 요청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KBS 문제뿐만 아니라 돈을 지급하고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 투명해지는 것은 우리사회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감사원이 이번을 계기로 사회 모범을 세우는 감사 결과를 도출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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