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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MBC·KBS 2TV 민영화' 신중한 검토?[대선후보 미디어정책 비교 ②] '지상파 다공영 체제' 왜 흔드려하나
서정은 기자 | 승인 2007.12.11 16:26

MBC와 KBS 2TV 등 공영방송 민영화 문제는 이번 대선의 결과에 따라 가장 폭발적인 영향력을 지니게 될 미디어 정책으로 꼽히는 사안이다. 한나라당이 그동안 MBC·KBS 2TV의 민영화를 줄기차게 주장해온 만큼 올해 대선에서 집권을 하게 된다면 이를 어떤 방식으로든 쟁점화하면서 다양하게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 정치권력이 방송을 좌지우지했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는 MBC와 KBS 2TV 민영화에 대해 '방송을 통한 정치권력 획득'이라는 정치적 의도를 항상 의심해 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한나라당 등 일부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거론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민영화는 '정권과 자본으로의 방송 예속'이라는 이유로 언론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반대 여론이 거세다.

무엇보다 아직까지 우리의 미디어 환경에서는 지상파 방송의 '다공영' 체제가 갖는 장점과 명분이 훨씬 크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효율과 경쟁, 산업 논리도 필요하지만 급변하는 다매체 환경, 범람하는 유료매체 시장에서 무료보편 서비스를 구현해야 할 지상파 방송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공공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논리가 깊게 자리잡고 있다.

이명박 후보, '21세기 미디어위원회'에서 총괄 논의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듯 한나라당 대선 주자로 나선 이명박 후보도 예상과 달리 MBC와 KBS 2TV 민영화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일부 언론을 통해 MBC와 KBS 2TV의 민영화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으나 '확정된 입장은 아무 것도 없다'며 이를 공식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이명박 후보는 집권 후 한시적으로 6개월 동안 '21세기 미디어위원회'(가칭)'를 설치해 통합적인 언론정책을 마련하면서 신문방송 겸영, 공영방송의 민영화 등 전반적인 미디어 정책을 검토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놓고 있을 뿐이다.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는 어느 정도 '거리두기'를 하고, 집권 이후에 본격적인 '작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 <표> 17대 대선 후보의 MBC·KBS 2TV 민영화에 대한 입장  
 
이와 관련해 이명박 후보 캠프 미디어분야 자문위원인 박천일 숙대 교수는 지난달 21일 기자협회 주최 '대선미디어정책 토론회'에서 "(민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아직 마련하지는 않았다. 이 후보가 '21세기 미디어위원회'에서 심층적으로 토론해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며 언론계 안팎의 반발을 의식한 듯 말을 아꼈다.

이명박·문국현 후보, 국·공영 채널 줄이는 방안 검토 

그러나 스카이라이프와 한국언론학회가 지난달 30일 주최한 '2007 대선 미디어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은 "방송 민영화나 신문의 방송 겸영 등은 서로 나눠 생각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복합적이고 총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공영은 많을 수록 좋은 것이지만 과연 현재 방송이 공영다운 것인지 냉정히 평가해야 한다"고 말해 '공영방송의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처럼 당의 입장과 캠프의 입장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이명박 후보는 국공영 채널 수를 줄이는 '구조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에 있어서는 분명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KBS와 EBS를 중심으로 국공영방송 통합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 캠프의 박천일 숙대 교수는 지난달 21일 기자협회 주최 '대선미디어정책 토론회'에서 "아리랑TV 등 국공영 채널을 어떻게 KBS와 결합한 것인가가 문제"라면서 "EBS와 KBS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국공영방송의 수를 줄이는 통합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MBC와 KBS 2TV의 민영화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권영길·문국현·이회창 후보, MBC·KBS 2TV 민영화 '반대' 

권 후보는 지난 11월 <미디어스>에 보낸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현재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의 급성장으로 광고자본을 의식한 시청률 경쟁으로 인한 오락물 위주의 장르편식과 선정성, 상업화 현상은 극에 달하고 있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이에 보도 및 교양 프로그램 등의 제작환경은 현저히 열악해지고 있다. 방송의 사회감시 및 정보제공 등 고유의 순기능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적재원을 통해 사회적인 책임을 부여받은 MBC와 KBS 2TV를 민영화하게 될 경우 우리 방송환경의 건강함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국현 후보의 경우, 김동민 선대위 홍보미디어위원이 지난달 30일 언론학회와 스카이라이프가 주최한 '2007 대선 미디어정책 토론회'와 지난달 21일 기자협회 주최 '대선 미디어정책 토론회'에서 "방송시장이 상업화되면서 공영방송의 공공성 확보는 대단히 중요하다"며 "공영방송의 민영화에 공식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 후보는 이명박 후보와 마찬가지로 아리랑TV 등 국공영 방송을 KBS와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동영 후보, '시기상조' 등 구체적 입장 밝히지 않아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신문방송 겸영과 마찬가지로 공영방송 민영화에 대해서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방송 민영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를 할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 이유다. '국민적 합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시기상조'라는 불분명한 입장을 취하는 데는 신문방송 겸영과 공영방송 민영화를 시대적 흐름과 대세로 바라보는 인식이 깔려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하지만 스카이라이프와 한국언론학회가 지난달 30일 연 '2007 대선 미디어 정책 토론회'에서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공익적 가치와 공공성을 중시하는 공영구조에서 우리나라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는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공공적 기능을 충분히 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만큼 민영화를 허용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후보 캠프의 입장과는 차이를 나타냈다.

KBS 2TV와 MBC 민영화에 대해 언론단체와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은 분명하다. 지금과 같이 유료방송이 범람하고 디지털 정보격차가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지상파 다공영 방송'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공익성과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지상파 다공영 유지', 공익성과 보편적 서비스 위한 최소 조건

대선미디어연대가 발표한 '17대 대선 13대 미디어 개혁과제'에서도 "KBS와 MBC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에 예속되지 않도록 공영방송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대선미디어연대는 KBS에 대해 "TV 수신료를 현실화하고 광고방송을 대폭 축소해 공영방송이 자본 권력에 예속되지 않도록 하고 KBS 2TV는 KBS 1TV와 달리 공익적인 대중문화 서비스를 담당하면서 민영방송의 연예오락 프로그램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심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C에 대해서도 "일부 정치권에서 공영방송위원회를 구성하는 안으로 방송문화진흥회를 폐지하고 MBC의 단계적 민영화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민영화는 공영방송을 자본에 예속시키는 것으로 국민 복지의 축소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KBS와 MBC 민영화 문제는 TV수신료 현실화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대선미디어연대는 "TV수신료를 인상해 KBS 2TV의 광고비중을 줄이고, KBS에서 줄어든 광고를 MBC의 광고방송 재원으로 흡수하면 두 방송사 모두 안정적 재정을 바탕으로 공익적 기능을 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정은 기자  punda@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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