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문화진흥회의 신임이사장으로 선출된 이완기 이사장이 김장겸 MBC사장의 해임안을 "가급적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완기 이사장은 김장겸 사장이 주주총회 소집을 거부하고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고 해도 방문진의 해임 효력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완기 방문진 신임이사장은 2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장겸 사장 해임안에 대해 "가급적 신속하게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완기 이사장은 "노동조합(MBC본부)이 두 달째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방송파행이 계속되고 있지만 김장겸 사장은 한치도 물러설 생각이 없다"며 "어떤 형태든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해임안의 조속 처리를 시사했다.

2일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고영주 이사장의 불참으로 이완기 이사가 의장대행으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날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결의되면서 이완기 이사는 차기 방문진 이사장으로 선출됐다(사진=연합뉴스)

방문진 안건 상정은 이사회가 열리기 7일 전 각 이사들에게 통보해야 가능하다. 이완기 이사장은 "11월 1일에 해임안을 제출했다. 이사회는 11월 8일이 된다"면서 "그런데 문제는 11월 7일부터 세 분의 이사들이 해외 출장을 간다"고 지적했다.

구여권 추천 이사인 김광동·이인철·권혁철 이사는 7일부터 4박5일간 '2017한국·태국 국제방송 세미나'에 참석한다. 방문진 현여권추천 이사들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세 이사의 해외출장에 대해 '외유성 해외출장'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MBC본부가 공개한 세미나 일정표에는 방파인 궁전, 아유타야 세계문화유산, 방사이 예술센터, 한류쇼핑몰 등을 방문일정이 적혀있다.

MBC본부는 2일 성명에서 구여권 추천 이사들의 해외 출장은 "김장겸 사장을 지키기 위한 '방탄 출장'"이라며 "이 중대한 국면에 비춰 한가하기 짝이 없는 외유성 출장을 당장 취소하고 이사회에 참석하라"고 규탄했다.

이완기 이사장은 방문진에서 김장겸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통과되면 김장겸 사장이 해임무효소송을 제기한다 해도 일단 해임 효력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김장겸 사장의 해임은 방문진에서 해임안이 가결된 후 MBC주주총회를 통해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최종결정된다. 방문진은 MBC지분의 70%를 소유한 최대주주로 방문진 이사회에서 해임안이 통과되면 주총에서 해임결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MBC 대표이사인 김장겸 사장이 주총소집을 거부하고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주총소집 거부의 경우 주주인 방문진은 법원에 주총소집 허가소송을 제기해 승소해야 한다. 해임무효소송은 법원의 기각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이완기 이사장은 "김장겸 사장이 불복해서 소송을 내더라도 방문진에서 사장해임이 가결되면 해임된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 저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소송진행은 법원에서 다퉈지는 사안이기 때문에 방문진에서 해임안이 통과되면 사실상 해임효력이 발생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MBC본부는 김장겸 사장의 해임이 결정되는 대로 진행 중인 파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