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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방송법 개정은 공영방송 정상화 판깨기자유한국당, 언론장악방지법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변 배경은
전혁수 기자 | 승인 2017.11.03 11:07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언론장악방지법' 추진 의사를 밝혔다. 1년 넘도록 언론장악방지법을 가로막던 자유한국당이 입장을 바꾼 속내에 관심이 모아진다.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여당이 되더니 말을 바꾼다"며 비난을 가하고 있지만, 말을 바꾼 것은 민주당이 아니라 자유한국당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우택 원내대표는 "어제 야3당 원내대표가 만났다"면서 "방송법 개정을 조속히 하고, 방송법 개정 전까지 방송장악 시도를 하지 않게 하겠다는 게 합의사항 중 하나"라고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오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사임시킨다는 보도에 이어 오는 6일 MBC 사장 불신임안이 처리된다는 보도가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시나리오대로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이 진행되는 데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가 추진하겠다는 방송법 개정은 기존에 발의돼 있는 언론장악방지법을 말한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1년 넘게 언론장악방지법 발목 

언론장악방지법은 지난해 7월 국회의원 162명의 서명을 받아 민주당에서 대표발의한 방송4법 개정안이다. 기존의 여당 편향적인 공영방송 이사회 구조를 여당 추천 이사 7명, 야당 추천 이사 6명으로 구성하고 사장 추천시 2/3 이상의 추천을 받게 하는 특별다수제 도입이 주요 골자다. 또한 노사동수의 편성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영방송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하는 방안도 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언론장악방지법이 발의된 시점부터 발목을 잡아왔다.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소속 위원들이 법안을 논의하자고 요청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교묘하게 회피해나갔다.

지난해 11월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은 법안소위에 언론장악방지법을 회부하겠다는 합의를 깬 후 지속적으로 일정 협상 자체를 거부했다. 지난한 논의 끝에 1월 언론장악방지법에 대한 공청회를 진행한 후 법안소위에 회부하기로 여야가 협의를 이뤘으나, 자유한국당은 공청회 이후 또 다시 약속을 파기했다.

급기야 지난 2월 3일 정우택 원내대표가 "방송의 공영성을 말하면서 야당(민주당)이 내놓은 방송법 개정안은 기존의 방송계를 흔들어 야당과 노조의 방송장악으로 이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면서 사실상 언론장악방지법 반대가 자유한국당의 당론임을 분명히 했다.

자유한국당이 특히 반대한 것은 부칙과 노사동수편성위원회다. 언론장악방지법 부칙은 방송법 개정 후 3개월 이내에 공영방송 이사진을 재구성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당시 여야 7대4 비율인 KBS이사회, 6대3의 방송문화진흥회를 장악하고 있었던 자유한국당이 자신들의 수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 부칙을 강하게 반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자유한국당 의원들. (연합뉴스)

의도는 공영방송 정상화 저지 

그러나 정권교체가 이뤄지자 정우택 원내대표는 말을 바꿨고, 자유한국당은 입장을 뒤집어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을 막겠다'며 언론장악방지법 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공영방송에 관여할 수 있는 이사수를 늘려보자는 심산인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법이 개정될 경우, 현재 KBS이사회 7대4, 방문진 6대3의 구조가 모두 여야 추천 7대6 비율로 변경된다. 야당으로 전락한 처지에서 방송법 개정에 따라 공영방송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커져 자유한국당 입장에선 계산상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정권 교체후 5개월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유한국당이 자신의 방통심의위원 추천 몫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시청자가 감당하고 있다.   

또한 자유한국당은 반대해온 방송법 개정안의 부칙 조항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으로 선회했다는 후문이다. 방송법 개정안 부칙은 법 통과 3개월 내에 공영방송 이사진을 새롭게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부칙에는 현재 진행 중인 공영방송 정상화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을 백지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주 방통위는 유의선, 김원배 이사가 떠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자리에 김경환, 이진순 이사를 임명했고, 김경민 KBS 이사가 사임한 자리에 조용환 변호사를 새 이사로 선임했다. 2일 방문진 회의에서는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을 했던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이사장 불신임 및 이사직 해임 건의 결의 건이 의결됐다. 고 이사장의 후임 이사장 자리에는 이완기 이사가 추대됐다. 오는 6일에는 김장겸 MBC 사장의 해임 결의안이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지금 상황에서 언론장악방지법이 통과되면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공영방송 정상화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이사진, 경영진 교체 등의 흐름을 끊을 수 있다. 즉 공영방송 정상화의 판을 깨겠다는 속내로 판단된다. 

자유한국당은 노사동수의 편성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방송법 체계에서 KBS는 노사동수의 편성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어 방송법 개정안이 강제하는 편성위원회는 조중동 종편 밖에는 없다. 자유한국당이 종편의 노사동수 편성위원회를 받기란 어려워 보인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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