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에서 해직돼 현재 암투병 중에 있는 이용마 기자가 공영방송의 사장추천위원회를 국민들로 구성하는 '국민대리인단' 모델을 제안했다. 이용마 기자는 "그래야 공영방송이 정치권에서 독립해 자율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당리당략에 얽힌 문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마 기자는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통화에서 "국회에 올라와 있는 언론장악방지법은 방안 자체로는 최악"이라며 "일반 국민들 중 50명에서 100명 정도를 무작위로 추첨해 사장추천위원회를 결성하고 (공영방송)사장을 결정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이용마 기자는 이 같은 방식으로 구성된 사추위를 '국민대리인단'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용마 MBC해직기자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언론장악방지법은 공영방송 사장을 선출하는 공영방송 이사회의 여·야 추천 비율을 비슷하게 조정하고, 사장 선출시 특별다수제를 통해 전체이사 중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만 통과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용마 기자는 "(법안에 따르면)야당이 절대적인 비토권을 가지고 있다. 야당이 동의를 안 해주면 절대 공영방송사 사장 임명이 안 된다"며 "국회선진화법이 마련된 다음 식물국회가 됐다. 언론장악방지법도 국회선진화법 이상으로 최악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마 기자는 '국민대리인단' 모델이 '원전공론화위원회'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용마 기자는 "(국민들로 결성된)사추위가 여·야가 추천한 사장후보 서너 명을 놓고서 인사청문회 하듯 그 사람들에 대해 조목조목 따지는 거다. 그리고 결정하면 되는 것"이라며 "당리당략에 얽힌 문제에서 벗어나야 된다. 그래야 공영방송이 정치권에서 독립해서 자율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마 기자는 방송문화진흥회의 보궐이사 선임을 '방송장악'이라고 주장하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을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에 대해 이용마 기자는 "지금까지 MBC·KBS는 사실상 자유한국당의 끄나풀이자 한 몸이었다. 자유한국당에서 소유권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런데 이제 이걸 놓치게 된 상황이 되니까 '언론장악이다'이런 식으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자유한국당이) 위임된 권력을 가지고 MBC·KBS를 강탈했던 것"이라며 "이제 쫓겨나면서 다시 소유권을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용마 기자는 국민의당의 '방송장악' 주장에 대해서는 '표리부동'이라고 평가했다. 이 기자는 "만약 이 사람들(국민의당)이 분당이 안 돼 있다고 한다면 이런 얘기를 절대 안 할 사람들"이라며 "그런데 지금 분당이 돼서 '야당이다'라고 하다보니 결과적으로 방문진 이사 선임과정에서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 기자는 "또 앞으로 사장을 새로 임명하는 과정에서도 사실상 (국민의당이)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라며 "거기에 따른 금단증세"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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