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8회로 넘어가며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가 더욱 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초반 은조와 효선의 만남과 변화에 집중했다면 7회부터는 성인이 된 그들의 대립과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며 더 이상 자신을 숨기지 않고 모두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사랑이 찾아오며 오해는 복잡 해 진다

1. 은조, 그리움의 근원

지난 회에서 대성이 갑자기 쓰러지며 모든 이들을 긴장하게 했습니다. 악재가 겹치며 견디지 못한 그의 모습은 주변 사람들을 긴장하게 했죠. 긴급수술은 다행히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대성을 둘러싼 등장인물들은 그를 중심으로 다시 재편되기 시작했습니다.

진정한 아버지를 만났다고 생각한 은조는 살아난 대성이 감사하고 고맙기만 합니다. 대성이 마치 유언이라도 하듯 남긴 "나를 버리지 마라"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아버지를 위한 옷을 사기도 하며 공세에 몰려 방어하기에만 급급하던 은조는 비로소 대성을 통해 위안과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은조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아버지 대성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습니다. 그 방법은 쓰러진 대성참도가를 다시 정상으로 올려놓는 것이라 생각하는 그녀는 다시 한 번 최선을 다합니다. 과거 잠도 줄여가며 최선을 다하던 그녀와 모습은 같지만 마음은 전혀 달랐습니다.

뭐든 특별한 그 무언가를 만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고 싶었던 빚진 은조가 아니라 아버지 대성을 위해 그의 이름이 새겨진 대성참도가를 최고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자신만을 위하고 자신을 위해 살아가던 그녀가 내리 사랑을 보여준 대성으로 인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가고 있음은 그의 수술이 남긴 변화였습니다.

그녀가 만들고 싶지만 매번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효모는 대성을 통해 비법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아무리 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 효모로 고심하는 은조를 찾아간 대성은 술맛이 깊어지고 많은 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라 이야기합니다.

자신에게 찾아온 강숙과 은조가 좋은 효모를 가지고 자신에게 왔기 때문에 술 맛이 더욱 깊어지고 좋아졌다는 그의 말이 피상적으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정답일 수밖에는 없지요. 더불어 <신데렐라 언니>가 추구하고자 하는 핵심도 그 안에 담겨있었습니다.

잠도 포기한 채 연구에 매달리는 은조가 찾고자 하던 그 마법의 효모는 곧 '사랑'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은 그녀가 그토록 갈구하는 것 역시 사랑일 뿐이라는 의미이니 말입니다. 사랑에 굶주리고 사랑에 아팠던 은조는 사랑을 받아보지 못하고 해보지 못해 속을 삭이며 아파해야만 하는 존재였습니다.

2. 효선, 반격을 시작하다

외동딸로 항상 귀여움만 받고 사랑 받기를 원했던 효선에게 기훈의 질타는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항상 자신을 믿고 예뻐해 주던 모습과는 달리 철저하게 자신을 밀어내는 기훈으로 인해 그녀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즈니스는 불구하고 그 어떤 일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던 그녀는 자립을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일본 시장 개척을 위한 방문에서 의외의 성과를 올렸던 그녀는 좀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죠. 비즈니스 일어를 한글로 적어 커닝을 해가며 열심인 그녀의 모습은 과거에는 절대 볼 수 없었던 특별함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수술 이후 은조처럼 그녀도 확실한 변화가 시작되었죠.

은조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극대화되었다면 모든 것을 빼앗겼던 그녀는 본격적인 반격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에는 한 번도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내보이지 않던 그녀가 은조를 긍지에 몰아넣는 갈등을 심화시킬 정도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가장 힘겨워 하던 대상은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은조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새엄마 강숙의 모습은 아버지를 사랑하는 여인의 교태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형제임에도 한 번도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던 은조는 자신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이었습니다.

그 모든 아픔과 괴로움들은 은조에게 집중되고 타인에게 받았던 감정마저도 은조에게 퍼부을 정도로 그녀의 모든 복수의 칼날은 은조에게만 집중해있습니다.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남자들인 아버지와 기훈마저도 은조에게 빼앗긴 그녀는 은조만 넘어서고 그녀에게 복수하면 모든 것은 끝날 것이란 믿음으로 살아갑니다.

그런 그녀에게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효선은 본격적으로 은조와 대결을 시작했습니다. 효선을 그렇게 변화시킨 것도 아버지 대성의 수술 때문이었죠.

3. 기훈과 정우

이 두 남자는 모두 은조를 사랑합니다. 모두 한 여자를 사랑하지만 그 방법은 너무 다르기만 하지요. 단순하게 은조만을 바라고보 모든 것을 그녀 위주로 판단하는 정우와는 달리 복잡한 상황이 만들어 놓은 퍼즐 속에서 마음과는 달리 힘들게 바라보기만 하는 기훈입니다.

단 한 번도 잊을 수 없었던 은조라는 여인에 대한 그들의 사랑이 그렇게 다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문제일 수밖에는 없었죠. 정우에게 모든 것은 그저 은조 옆에서 그녀를 사랑하고 지켜주는 것만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그녀를 위한 도시락을 준비하고 슬픈 그녀를 위해 춤을 추고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요. 이와 달리 기훈은 보다 복잡한 상황 속에서 은조의 미래까지 담보한 사랑을 꿈꿉니다. 풍전등화 같은 상황 속에서 대성참도가를 지키는 것이 은조를 위하는 것을 알고 있는 기훈. 그런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자신에게도 아버지 같은 대성을 지키고 대성참도가를 최고로 만드는 일입니다.

자신이 군 입대를 하며 남긴 편지가 전달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 그는 그저 막연한 상황 속에서 진실을 알기 보다는 드러나는 상황들에 대처하기만 합니다. 그 상황들은 은조가 아닌 효선과의 잦은 관계를 심화시키기만 하지만 여전히 그에게 사랑은 은조 뿐 입니다.

자신과 너무 닮아 사랑스럽고 그래서 애처롭기만 한 은조를 알기에 기훈의 은조에 대한 사랑은 보다 복잡하고 완벽함을 추구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사랑을 위해서라면 현재의 혼란함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기훈입니다.

어린 시절 자신을 위해 밥을 해주던 누나 은조를 바라보던 정우는 성장해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천애고아처럼 자라면서도 그의 의붓아버지가 아닌 은조만을 바라보던 것도 자신이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사랑을 그녀에게서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렇게 사랑에 굶주린 그들에게 은조는 자신이 꼭 지켜야 할 존재이고 사랑일 뿐입니다.

4. 강숙과 대성

강숙은 안락한 삶을 위해 선택한 대성이지만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가 과거에 만나왔던 남자들과는 달리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대성이 낯설고 그런 사랑을 받으며 안락하게 사는 자신에게 스스로 적응하지 못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형식이었습니다.

그런 자신의 가식을 해소시킬 수 있는 대상이 되어버린 전 남편과의 위험한 만남은 새로운 갈등으로 떠오르고 이는 안락하고 안정적인 대성과의 관계에도 위태로움을 초례합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은조는 대성에게 함부로 하면 자신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까지 듣습니다. 아무리 악녀라고 하지만 딸을 위해 그 어렵고 힘겨운 시간들을 버텨온 그녀에게 은조는 자신의 전부이기도 합니다. 딸을 구하고 키우기 위해 자신이 이야기하듯 신들과도 맞장을 떴다는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란 철저하게 자신과 딸의 안위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무한한 사랑을 전해준 대성으로 인해 조금씩 사랑이란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깨달아가던 그녀는 대성의 수술 이후 급격함은 아니지만 변화를 시작합니다. 철저하게 대성을 형식적으로 대하던 강숙이 진정 자신의 남편을 대하듯 솔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순종적인 태도만 보이며 가식적인 모습만 드러내던 강숙이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대성을 아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변화는 더 이상 거짓이 아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그를 사랑하겠다는 의지의 표명과도 같았죠.

물론 대성은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엿듣게 되며 그렇게 자신을 솔직하게 대하는 강숙이 낯설며 두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쉽게도 서로의 사랑은 진심이 드러나며 엇갈리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태의 주범인 효선 삼촌이 돌아와 그에게 던진 "이 집안에 나없으면 어떡할래"라는 대사 속에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대성이었습니다.

그렇게 대성의 수술을 통해 주변 인물들은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급격한 변화라기보다는 내면에 숨겨져 있었던 감정들이 모두 밖으로 드러나며 본격적으로 충돌하게 되었다는 표현이 맞을 듯합니다.

5. 심화된 관계,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

각자의 시선들은 그것이 서로에 대한 눈치이든 의식이든 복잡하게 얽혀서 솔직하지 못해 빚어지는 오해들만 키울 뿐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의 관계를 집약해 보여준 장면이 효선 삼촌을 끌고 경찰서로 가려는 은조를 막아서는 효선의 모습이었지요.

그렇게 소란스러워진 상황에 기훈과 정우까지 합류하며 그들의 서로 다른 상황들과 갈등 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서부영화에서 서로 대결을 펼치듯 보인 이 장면은 그동안 내면에만 숨겨져 왔던 감정들을 극단적으로 끌어내 주었습니다. 서로에게 공격을 하고 방어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관계 도를 집약해 보여준 이 장면은 8회까지 이어진 <신데렐라 언니>의 캐릭터 간 관계를 응축해 보여주었습니다.

기훈 집안에서 고도의 작전 세력으로 등장한 일본인 바이어의 대규모 주문은 다시 한 번 그들을 실험에 들게 합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주문으로 기훈은 아버지에게 손을 내밀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직시한 대성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잠시 미루겠다고 합니다.

과한 욕심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그를 대신해 은조는 집안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돈을 모았습니다. 진정한 자신의 아버지가 된 대성을 위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의 모든 것인 대성참도가를 다시 살려내는 일임을 알고 있는 은조는 우직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합니다.

우직함을 가지지 못한 효선은 영악하게 은조를 조여 가며 복수를 꿈꾸지만 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은 한계점을 이내 보이기만 합니다. 그 복수의 끝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효선의 복수는 허망함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지요.

자신이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타인을 무너트리며 차지한다고 한들 그에게 얻어지는 것은 허탈한 승리밖에는 없을 테니 말이지요. 자신에게 아버지라고 불러주기를 바라는 대성과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데 어색하고 부족한 은조는 드러내지 않은 채 아버지와 기훈을 사랑합니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알게 되고 대결을 시작한 그들의 관계는 복수와 사랑이 얽히고설키며 복잡하게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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