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당은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에 반발하며 국정감사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에 대해 '보이콧'은 잘못됐다면서도 자유한국당의 '방송장악' 프레임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30일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인 이사선임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제 방송문화진흥회를 장악했으니 코드인사로 MBC사장 임명까지 강행하겠다는 것"이라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이날 오전 김동철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의 보이콧과 상관없이 국정감사는 계속 진행돼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인 방문진 이사 선임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과거 보수정권의 방송장악 행태를 강력히 비난하고 막아섰던 분들의 양심과 정의는 어디로 갔느냐"며 "정부여당이 외친 과거 정권의 적폐와 과연 무엇이 다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동철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지난해 국민의당과 민주당, 정의당이 공동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겠다는 선언"이라며 "방송법 개정안은 즉시 처리돼야 한다. 그리고 그 방송법에 따라 MBC사장 임명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MBC기자 출신인 최명길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같은 날 최고위에서 "자유한국당이 부끄러움을 모른다면 민주당은 화장실로 뛰어갈 때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며 "(정부여당이)작년 20대국회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며 의원 162명의 서명을 받아 채택한 방송법 개정안의 정신으로 제발 돌아오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최명길 최고위원은 "방문진 이사 교체를 통해 MBC경영진을 바꾸고 법 개정을 뒤로 미룬다면 그건 부차적 수단으로 목적만 달성하고 큰 목표는 그대로 두는 것"이라며 "방송법 개정은 미뤄두고 공영방송 경영진 교체에만 매달리는 건 양태만 바꾼 방송장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법 개정을 미루고 있는 것은 자유한국당이다. 또한 자유한국당이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에 반대하는 것에는 자신들의 몫이라는 주장이 깔려있다. 자유한국당은 방통위의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이 정부의 '방송장악'이라며 구여권추천 보궐이사 임명은 구여권의 후신인 자유한국당이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30일 정태옥 자유한국당 원대대변인은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통화에서 "방문진의 김원배 이사나 유의선 이사는 정상적으로 물러난 것이 아니라 노조원들이나 시민단체가 끌어내린 것"이라며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집요하고 모택동 '홍위병'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태옥 대변인은 "과거에 여당 몫인데 지금 다시 여야가 바뀌었으니까 그것이 바뀌는 것은 맞다"면서도 "이번에 새로 뽑는 이사들은 전임자의 잔여임기에 불과하다. 우리의 주장은 잔여임기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자유한국당이 계속 임명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방송법 개정안은 지난 해 국회의원 162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제출됐으나 현재 국회 계류중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방송법 개정안의 부칙인 '공영방송 이사회 재구성'을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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