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를 향해 “여러분들은 정치투쟁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김재철 사장. 1992년 MBC노조 총파업 당시, 그는 무엇을 주장했을까?

당시 그는 “후배들의 외침을 정치투쟁으로 매도하지 말라”고 했다. 또 ‘공정방송’을 이야기 했다. 그러나 18년이 지난 지금, 그는 후배들에게 “정치투쟁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후배들은 그를 향해 “그런식으로 매도하지 말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MBC노조는 23일 발행한 총파업 특보를 통해 지난 1992년 최상봉 사장 퇴진과 노조원 석방을 위한 총파업에 나섰던 보도부문 노조원 120여명이 발표했던 성명을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김재철 사장도 파업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이 성명에도 참여했다.

1992년 10월9일, ‘보도 부문 조합원 120명’은 성명을 통해 “후배들의 외침을 정치투쟁으로 매도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 성명은 노동조합의 파업에 반대 입장을 밝힌 간부들의 성명에 반박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전파는 국민의 것이기에 문화방송의 파업은 사회문제화 됐으며 이 때문에 학계,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도, MBC 사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 이런 점을 모를 리 없는 ‘간부’들은 노동조합의 공정방송을 향한 외침들을 정치투쟁, 선거정국을 의식한 투쟁방식을 운운하며 노조의 활동을 정치색으로 물들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이러한 기도는 여권의 방침과 너무나 흡사해 마치 앵무새를 보는 것 같아 서글프기까지 한다”며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된 주장은 공정방송이며 이를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는 점을 또 한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간부들을 향해 “후배들이 켜 든 공정방송을 위한 촛불들은 이제 한데 모여 태양처럼 빛나고 있다”며 “함께, 공정방송의 의지를 불사를 용기가 없으면 제발 우리들의 빛을 막는 검은 구름만은 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1992년 MBC노조는 52일 동안 파업을 이어간 바 있다. 당시 노조는 해고된 노조 간부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동시에 단체협약 가운데 공정방송조항과 관련해 노사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이후, MBC노조는 9월4일 오전 총회를 시작으로 파업에 들어갔으며, 19일 MBC 회사 쪽은 노조 간부와 노조원 등 15명을 업무방해 및 노동쟁의조정법 등 위반으로 고소했다. 또 21일 한 일간지에 광고를 내 파업의 도덕성을 왜곡하는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그리고 노조의 파업 31일째인 10월2일, 검찰과 경찰은 MBC 사내에 전경 8개 중대 1천여명의 경찰을 투입했다.

다음은 1992년 10월9일, 보도 부문 노조원 120명이 밝힌 성명이다.

▲ ⓒMBC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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