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안현우 기자] MBC의 방송문화진흥회 출연금이 급감하고 있으며 심지어 2015년 출연금은 0원에 달했다. 2018년 출연금 또한 0원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MBC의 자체 경쟁력이 그만큼 무너졌다는 얘기다. 방문진법은 MBC가 방문진에 매년 영업이익의 15%를 출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MBC 출연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방문진이 금융권 이자 수익으로 버티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이 방문진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14년부터 방문진의 수입금에서 MBC 출연금보다 이자수익 등으로 이뤄진 운영수익이 더 많이 차지하고 있었다.

2013년부터 MBC의 방문진 출연금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2012년 130억6400만원이던 출연금은 2013년 26억8600만원으로 1/5로 줄었다. 2014년 28억4000만원이었다가, 2015년에는 아예 0원이었다. 2014년 MBC가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016년 MBC 출연금은 20억1000만원, 2017년에는 3억8400만원에 불과했고, 올해 MBC의 적자가 확실시되면서 2018년에는 0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명길 의원은 “2013년부터 MBC 출연금이 급감한 것은 2012년 170일 파업의 여파가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2015년 MBC 적자로 인한 출연금 0원 등이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MBC 자체 경쟁력이 사실상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문진의 구멍난 운영자금을 메워온 것은 금융권을 통해 운용한 각종 금융상품의 수익이었다. 방문진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2016년 연말 기준으로 방문진은 9개 금융기관에 총 798.8억원을 분산해 운용하고 있다. 삼성증권 376억원, 기업은행 162억원, 교보증권 80억원, 신한금융투자 55억원, 수협은행 50억원, 우리은행 30억원, SK증권 25억원, NH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각각 10억원 등이다.

이 같은 금융상품 운용을 통한 수익이 비교적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방문진이 유지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익이 줄어들거나 원금 손실을 보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최명길 의원은 “MBC가 방송의 경쟁력은 상실한 채 불공정편파방송의 대명사로 자리잡으면서, MBC는 물론 방문진까지 경영위기에 내몰리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며 “권력의 하수인이 되어 MBC를 망가트린 경영진은 감싸고, MBC 정상화 요구에는 귀를 닫은 방문진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어 “지난 9년 동안 방문진이 권력에 얼마나 취약하며 유명무실할 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며 “이참에 방문진 이사 선임 구조뿐만 아니라 방문진의 역할과 사업범위, 운영 예산 수준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그에 따른 안정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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