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문화진흥회의 보궐이사 선임을 단행하자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의 불신임안 처리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경환·이진순 이사 선임으로 힘의 균형이 3:6(구야권:구여권)에서 5:4로 역전됐다.

유기철·이완기·최강욱 이사 등 구야권 추천 이사 3명은 지난 24일 고용주 이사장의 불신임을 이미 제출했다. 구야권이사들은 당초 보궐이사들이 선임되는 즉시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현재 MBC 파업이 50일을 넘어서면서 구성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고, MBC 정상화를 더 이상 미룰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임 김경환·이진순 이사들이 임명장을 받고 공식 임기를 시작하는 시기가 주말이 고려돼 오는 30일로 미뤄져 긴급 이사회를 소집을 고려하지 않고 오는 11월 2일 정기 이사회 때 고영주 이사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김경환 이사, 이진순 이사

구야권 추천 유기철 이사는 미디어스와 전화통화에서 “선임됐다고 방문진 이사의 지위를 가지는 게 아니다. 최종적으로 임명장을 받은 날은 임기가 시작하는 날로 알고 있다”며 “긴급 이사회를 소집할지 11월 2일 정기 이사회에서 이 문제(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을 처리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기철 이사는 “논의의 시급성에 대해서는 다른 이사들과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긴급 이사회를 소집한다고 해도, 당초 계획된 11월 2일 이사회와 큰 차이가 없다면 논란꺼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2일에 추진하게는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또 유기철 이사는 신임 보궐이사들과의 논의나 공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직접 만나 논의는 못했지만, 사안의 엄중함과 시급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방문진 이사회를 정상화 시키기 위해 충분히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방송문화진흥회 (사진=연합뉴스)

구야권 추천 이사들은 고영주 이사장을 불신임하고 방문진 이사회가 정상화를 향한 궤도에 오르면 파업 중인 MBC 문제 해결에도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방문진 이사회는 파업에 전혀 대응하지 않고 있는 경영진과 김장겸 사장에 대해 해임을 결의할 수 있다. 방문진은 지분 70%를 가진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이사회 결의로 김장겸 사장에게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방문진 사무처의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영주 이사장은 임무혁 사무처장 등을 임명해, 방문진을 관리·운영해 왔다.

구야권 이사 3명은 지난 24일 “고영주 이사장은 그 동안 MBC의 불법경영과 경영진의 부도덕을 은폐・비호함으로써 MBC의 공적 의무의 실현과 경영의 관리·감독이라는 방문진의 기본 책무를 방기했다”며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고영주 이사장은 “당초 26일 쯤 이사회를 열어 나간다고 생각을 했지만, 지금 나가면 비리가 있어서 나가는 것처럼 뒤짚어쓰게 생겼다”며 “내가 비리가 있는지 끝까지 따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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