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KBS, EBS 국정감사가 자유한국당의 몽니로 난항을 겪고 있다. 결국 자유한국당은 정회를 활용한 '꼼수'를 동원해 국정감사를 파행시켰다.

26일 오전 국회 과방위는 자유한국당의 부재로 국정감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과방위원장인 신상진 의원을 비롯한 과방위원들이 국회가 아닌 방송통신위원회로 향했기 때문이다. 이날 방통위의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결국 과방위는 오전 국감을 진행하지 못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들의 요청으로 과방위 민주당 간사 신경민 의원이 오후 2시부터 사회권을 행사해 국정감사를 속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이 또 다시 '꼼수'를 부렸다. 아침까지 방통위를 항의방문 하는 등 건강했던 신상진 의원이 '몸이 아프다'면서 병원으로 향했고, 위원장으로서의 사회권을 자유한국당 간사 박대출 의원에게 넘겼다.

사회권을 넘겨받은 자유한국당은 '정회 작전'에 나섰다. 오후 2시 30분이 다 돼서 겨우 열린 국정감사 시작부터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정회'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오후 3시에 열릴 의원총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자유한국당은 방통위의 방문진 보궐이사 임명을 이유로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보이콧을 저울질 하고 있다.

회의 시작부터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당에서 긴급 의총이 소집돼 있고, 그 의총을 통해 국감 전면 중단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과방위 한국당 의원들도 여기 대해 긴급한 논의가 필요하니 정회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신경민 의원은 "(일반적인) 상임위가 아니고 국감"이라면서 "그걸 (신상진) 위원장 이하 위원들이 파토를 내고 거기 가서 있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국감 거부 중단하고, 당이 결정할 건 하셔라. 국감은 상임위와 다른 법적 지위니까 진행돼야 한다"면서 "신상진 위원장은 오늘 말도 안 되는 위원장이란 걸 증명했다. 사회를 봐야 할 위원장이 방통위 저지하는 데 가고, 어차피 불신임 결의안을 받아서 자격이 없는데 우리가 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지금은 아프시다니까 사회권을 놓으시고 받아서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사회 보고 국감 정상화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위원장석에 앉은 자유한국당 간사 박대출 의원은 "오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방통위 방문한 시각은 오전 7시50분이었다"면서 "과방위 국감은 10시에 예정돼있었다. 오전에 충분히 얘기가 잘 돼서 원만한 결과가 이뤄졌으면 개의가 가능했다"고 방통위를 책임을 전가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민중당 의원들이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사를 강하게 밝혔지만, 박대출 의원은 자당 의원들의 의사를 수용해 '정회'를 선언했다. 결국 과방위 국정감사를 파행으로 몰고 간 것이다.

신경민 의원은 "우리에게 시간을 몇시까지 돌아오겠다는 말씀을 하시고, 못오면 사회권을 넘기라"고 요구했지만, 박대출 의원은 "정회요청 받아들인다. 감사 중지한다"고 의사봉을 두드린 후 황급히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언제 과방위 국정감사가 재개될 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언제 돌아온다는 거냐. 이럴 거면 앞으로 상임위 들어오지 마라"고 외쳤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그대로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