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24일 민주노총이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계 인사초청을 거절해 비판여론이 거센 가운데,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은 "침소봉대나 묻지마 비난은 온당치 않다"며 "청와대의 오만과 경솔함에 대해서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공식입장을 재차 밝혔다. 남정수 대변인은 "(청와대가)대화보다 행사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노사정위원회보다는 노정대화와 같은 당사자 간 교섭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정수 대변인은 26일 cpbc'열린세상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전화통화에서 "청와대가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자리보다 만찬 이벤트 행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 판을 짰다"고 토로했다.

민주노총은 청와대가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 5곳만을 초청한 데 반대하며 16개 산별노조 대표 모두가 참석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초청을 거절했다. 남정수 대변인은 "16개 산별 모두라고 하는 의미는 조직이 대표성을 갖고 참여한다는 의미"라며 "그런데 청와대는 기준에 맞는 사업장이나 산별노조를 이미 택해놓고 있었고, 그런 방식의 접근과 선택에 동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와대가 저희와 협의 없이 정해놨다"고 덧붙였다.

24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 양대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인사들을 초청했으나 민주노총은 청와대의 기획을 문제삼으며 불참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은 청와대 초청을 거절하는 과정에서 노사정위원장의 동석도 문제로 삼았다. 문성형 노사정위원장은 민주노총 금속연맹 위원장 출신으로 문 위원장에 대한 민주노총의 배타적인 태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남정수 대변인은 "사람과 조직은 다르다고 본다"며 "문성현 위원장에 대해서 배타적인 문제가 아니라 노사정위원회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답했다. 남 대변인은 "(노사정위원회에 대해)정부의 정책을 강행하기 위한 들러리 기구라는 평가를 두고 있다"며 "친노동 인사 또는 누가 그 자리를 맡는다고 해서 바뀌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남정수 대변인은 "사전협의 없이 노사정위원장이 배석한 것에 대해 문제가 있음에도 저희는 대화의 자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참여를 결정했다"면서 "그러면 그런 자리에 집중해서 자리를 기획하는 게 취지와 목적에 맞는데 2부 만찬 기획 프로그램에 집중해 상대 조직의 존중없이 이런 것은 경솔하다"고 강조했다. 남 대변인은 "이런 과잉된 기획이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과 소통하려는 자세를 훼손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통령과 일대일 직접대화를 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남정수 대변인은 "그렇지 않다. 단독으로 만나든 같이 만나는 상관없다"고 일축했다. 남 대변인은 "핵심 노동현안 의제에 대해서 토론하는 자리, 대화하는 자리는 언제든지 저희들은 요구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기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부터 청와대는 만찬프로그램으로 제안을 했다"며 "양대노총이 대통령과 진정한 대화를 하기 위한 자리도 없이 곧바로 만찬으로 이어지는 건 옳지 않다 역제안을 해서 그나마 1부 간담회 자리가 마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정수 대변인은 노사정위원회 복귀 이전에 당사자 간 교섭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대변인은 "여럿이 모여 협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당사자 간에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며 "한국은 당사자 간 대화구조 없이 묻지마식 노사정 대화만 강조해 왔다. 노사정위원회가 신주단지나 금과옥조라고 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남 대변인은 "우선적으로 노정대화, 노정교섭, 노사간 산별교섭들이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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