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최근 5년간 지상파 방송사에서 방영된 공익광고의 74.7%가 시청률이 가장 저조한 C급 시간대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급 시간대는 평일 오후 12시부터 6시, 토·일요일 오전 12시30분부터 오전 7시까지를 말한다. 방송사가 전체 광고 시간의 일정 비율 이상을 공익광고로 편성한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편성비율 채우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SBS의 경우 94%의 공익광고를 C급 시간대에 몰고 있었다.

▲최근 5년간(2013-2017.6) 공익광고 시급별 송출 건수 및 비율. (자료=김성수 의원실 제공)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공익광고 시급별 송출 건수 및 비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3년 1월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C급 시간대에 편성된 지상파 공익광고 비율은 KBS1 58%, KBS2 83%, MBC 79.2%, SBS 94%, EBS 68.4%였다.

반면 황금시간대로 불리는 SA급 시간대(평일 오후 8시부터 12시, 토요일 오후 7시부터 11시30분)에 편성된 공익광고 비율은 KBS1 19.8%, KBS2 6.8%, MBC 1.2%, SBS 1.2%, EBS 14.4%에 불과했다.

특히 SBS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 중 공익광고를 C급 시간대에 가장 많이 편성하고, SA급 시간대에 가장 적게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SBS의 송출 시간대별 공익광고 배치현황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C급 시간대에 2013년 95%, 2014년 94%, 2015년 97%, 2016년 96%, 2017년 6월까지 88%를 배치했고, SA급 시간대에는 2013년 1%, 2014년 2%, 2015년 1%, 2016년 1%, 2017년 6월까지 1%를 배치했다.

▲지상파별 시급별 공익광고. (자료=김성수 의원실 제공)

학부모·청소년 등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공익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공익광고 대다수가 대상자의 시청이 불가능한 시간대에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다양한 유형의 가족을 인정하는 포용적 가치관 형성을 위해 제작된 '다양한 가족: 그런 사연 없어요'의 경우, 전체 광고의 대부분이 일반 국민들의 TV시청이 어려운 새벽 1시~4시 사이에 집중 편성돼 있다. 또 '학교폭력: 학교폭력이 자라면', '아동폭력/학대: 꼭꼭 숨어라'의 경우도 청소년 등 주 시청 대상자가 시청하기 어려운 C급 시간대에 편성돼 있다.

특히 SBS는 '다양한 가족: 그런 사연 없어요', '아동폭력/학대: 꼭꼭 숨어라' 공익광고를 모두 C급 시간대에 배치했다. KBS, MBC, EBS 등이 A, B급 시간대에 일부 공익광고를 배치했던 것과는 다른 행태다.

김성수 의원은 "방송의 영향력이 높아질수록 방송을 통한 공익광고의 중요성 역시 부각되고 있지만, 심야·새벽시간대 편성 비율이 높아지면서 공익적 접근성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공익광고가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공익방송 취지에 맞는 시급별 방송비율 편성에 대한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3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연도별 공익광고 제작비용은 2013년 7억7000여만 원, 2014년 15억1000여만 원, 2015년 16억8000여만 원, 2016년 15억4000여만 원, 2017년 8억5000여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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