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공개된 ‘박근혜 청와대 비서실장 지시사항이 KBS 9시 뉴스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공개된 청와대 문건을 토대로 ‘KBS 9시 뉴스 보도와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비서실장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언론 대응을 지시한 사항은 빠짐없이 회의 당일 혹은 며칠 뒤 KBS 9시 뉴스 보도에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추혜선 의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3월 7일 주한 리퍼트 대사 피습사고와 관련해 '차제에 이를 종북세력 척결 계기로 삼아 이러한 언론보도와 비판여론이 조성되도록 하라'는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사항이 당일과 다음 날인 8일, 9일에 걸처 3일 동안 보도에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3월 7일 KBS는 [김기종 ‘국보법 위반 혐의 조사... 공범·배후 세력 수사] 기사를 보도하고, 8일 [김기종 압수물 30점 감정 의뢰...‘이적성’ 조사], 9일 [경찰 “김기종 압수 자료 10여점 ‘이적성’ 확인”] 기사를 이어서 내보냈다.

2015년 3월 7일과 8일 KBS 9시 뉴스 (관련 화면 캡처)

또 20대 총선이 진행되고 있던 2016년 4월 4일 이병기 비서실장은 ‘‘GPS 교란 등 북의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총선 정국에 묻혀 안보불감증이 우려되는데... 국민들이 안보의식 고취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이 역시 KBS 9시 뉴스 보도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병기 실장의 지시가 떨어진 다음 날인 5일 KBS는 [北, 정부청사·국정원 등 타격영상도 공개], [“북 GPS 교란, 해상경비 비상”...어민 불편], [北 GPS 교란 지속...‘항재밍’ 기술은?] 등의 기사를 보도했다.

2016년 4월 5일 KBS 9시 뉴스 (관련 화면 캡처)

2015년 7월 19일 이병기 비서실장이 ‘정부의 정책을 우수한 사례 중심으로 홍보하기 위한 수석실간 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조속히 실행해 줄 것’이라고 지시하자, KBS는 7월 22일과 27일 정부의 ‘스마트 물류’와 ‘청년 일자리’ 정책 등에 대한 홍보성 보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혜선 의원은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나온 비서실장 지시 내용이 그대로 KBS 9시 뉴스에 반영되었다”며 “박근혜 정부 하의 KBS가 공영방송이 아닌 관영방송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추혜선 의원은 “정부의 조직적인 보도개입과 이를 충실하게 반영한 KBS의 정언유착 고리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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