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KBO 한국시리즈는 전통적인 인기구단이자 KBO리그에서 각각 10회, 5회 우승의 위업을 지니고 있는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매치업으로 결정되면서 시리즈 시작 전부터 야구팬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초현대식 시설을 갖춘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이 치러지면서 이번 포스트시즌은 경기 내외적으로 야구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야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KBO의 행정은 매년 포스트시즌 때마다 눈엣가시로 자리매김하려는 듯하다. 2009년 포스트시즌부터 KBO는 모든 예매를 인터넷 지정 사이트를 통해 진행하도록 정책을 변경하였다. 예매시간 또한 평일 오후 시간대로 잡아 놓아서 사무실에서 한창 근무해야 할 직장인들은 상사의 눈치를 무릅쓰고 PC 또는 스마트폰을 통해 표를 구해야만 한다.

인터파크 티켓 예매 화면 갈무리

문제는 매년 그래왔듯이 단 한 번도 온라인 예매사이트가 원활하게 작동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예매시간이 닥쳐서는 아예 사이트 접속이 안 되는 것은 기본이고, 결제를 앞두고 사이트가 갑자기 마비되어 헛수고를 유발하게 하는 등 불편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제한된 입장권을 구매하기 위해 한꺼번에 접속이 폭주하는 부분은 누구도 극복할 수 없는 현상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매년 지적돼온 문제이지만 인터넷만을 통한 티켓 구입이 과연 모든 야구팬들에게 공정하게 나눠지는가에 대해서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국시리즈 티켓 예매 사이트에 접속이라도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와중에 유명 포털사이트의 중고거래 카페에서는 이미 한국시리즈 티켓 판매글이 연달아 등록되고 있다. 가격도 평균 2배 이상 높여 판매하고 있다. 티켓을 구매하자마자 바로 터무니없이 높이 올린 가격에 티켓이 판매되는 광경을 보는 순간 누구나 불쾌함을 느꼈음은 분명하거니와 KBO의 티켓 판매 행정에 공신력은 자연스레 추락하게 된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날씨 등의 변수로 인해 무더기로 예매 취소표가 발생하였다. KBO는 취소표가 발생하면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잔여표를 판매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그런 행정은 야구팬들로 하여금 모든 일상을 전폐하고 오로지 야구 경기에만 일정을 맞추라는 무책임하고 행정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온라인을 통해 구입한 티켓은 취소 자체가 불가능하다. KBO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 조직적인 암표상들의 표 되팔기와 무더기 취소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다.

왜 현장에서 포스트시즌 티켓 판매를 진행하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좀 더 다양한 세대와 계층들이 포스트시즌 축제를 누리기 위해 KBO의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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