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원세훈 국정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언론에 접촉에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이 로비를 시도한 언론에는 SBS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금열 당시 SBS 사장이 국정원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SBS는 '그런 사실 없다'는 취지의 하 전 사장의 반론을 리포트에 담아 '기계적 중립'을 지켰다.

▲23일자 SBS 보도. (사진=SBS 8뉴스 캡처)

23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4월 원세훈 전 원장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중적 행태를 부각하라'는 지시에 따라 일부 언론 담당 I/O는 방송사에 수사상황을 적극 보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정보부서 언론담당 팀장 등 국정원 직원 4명이 SBS 하금열 사장을 접촉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상황을 적극 보도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스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하 전 사장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하 전 사장의 휴대폰 전원은 꺼져있었다.

당시 SBS는 '논두렁 투기' 관련 기사를 최초 보도했다. 다만 국정원 개혁위에 따르면 해당 기사를 보도한 SBS 기자는 "논두렁 투기 관련 내용은 검찰에서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개혁위의 원세훈 국정원 언론 로비 시도와 관련 23일 SBS는 다분히 '기계적 중립'을 지킨 기사를 내놨다. SBS는 <"노무현 불구속하고 적당히 망신 줘라" 여론 조작 요구도> 리포트에서 하금열 전 사장에 대해 국정원 개혁위가 공개한 내용을 전하면서도 "하금열 전 사장은 국정원으로부터 그런 협조 요청을 받은 적도 보도국에 지시한 사실도 없다며 전면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정원 KBS 담당 I/O로부터 국정원 수사개입 의혹 불보도 협조 명목으로 고대영 KBS 사장(당시 보도국장)이 현금 200만 원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KBS 측은 "고대영 당시 KBS 보도국장이 기사 누락을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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