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MBC본부는 총파업 50일째를 맞아 공동집회를 열고 파업대오를 다졌다. KBS·MBC본부 구성원들은 '우리가 이긴다'는 슬로건 아래 승리를 예견하고 튼튼한 공영방송 구축을 위해 멈추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3일 오후 서울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KBS·MBC총파업 50일차 공동집회 '우리가 이긴다'에는 KBS·MBC구성원 1000여명과 총파업을 지지하는 언론노조 산하 타 지부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집회에 참여한 인사들은 승리를 확신하고 단순히 사장교체에 머물 것이 아니라 이번 파업을 통해 공영방송을 확실하게 시민품으로 돌려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3일 오후 서울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KBS·MBC총파업 50일차 공동집회 '우리가 이긴다'에는 KBS·MBC구성원 1000여명과 총파업을 지지하는 언론노조 산하 타 지부 언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미디어스)

MBC파업을 이끌고 있는 김연국 MBC본부장은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승리를 목전에 둔 것은 맞지만 고대영, 김장겸을 쫓아낸다고 해서 우리가 진정 이루고자 했던 10년 파업의 목표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MBC는 최근 유의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에 이어 김원배 이사가 사퇴하면서 고영주 이사장과 김장겸 사장 교체를 목전에 두고 있다.

김 본부장은 "타협없는 적폐청산의 싸움은 우리의 권리일 뿐 아니라 공영방송 종사자들의 의무"라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못박았다. 김 본부장은 "왜 그토록 좋은 방송을 하던 공영방송이 이토록 단기간에 무너졌는지 MBC는 내부에서 성찰하고 이를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고대영,김장겸 사장 쫓아내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밑바닥부터 바꿔내 튼튼한 공영방송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재호 KBS본부장 역시 "우리 싸움의 길은 촛불 국민들이 열어주셨다.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김장겸, 고대영 사장 쫓아낸다고 우리의 싸움이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성 본부장은 "정권에 부역하고 협력한 내부 부역자들을 몰아내고 다시는 국민을 배신하지 않는 공영방송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언론사 내 적폐청산의 싸움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3일 오후 서울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KBS·MBC총파업 50일차 공동집회 '우리가 이긴다'에는 KBS·MBC구성원 1000여명과 총파업을 지지하는 언론노조 산하 타 지부 언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미디어스)

KBS·MBC 총파업을 총괄하는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적폐이사들이 물러나니 그 후임을 두고 정치권이 서로 '우리가 추천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며 "어처구니가 없다. 우리 싸움은 아직도 한창인데 누가 벌써 김칫국부터 마시나"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여·야는 손 떼고 방통위가 적법하게 후임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겸허히 지켜봐야 한다"면서 "우리가 도달해야 할 곳은 정치권력이 좌지우지 못하는 언론을 만드는 것이다. 언론의 주인은 단 하나, 시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언론노조 타 지부 언론인들도 KBS·MBC구성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함께했다. 최근 사장임명동의제를 노사 합의로 채택한 SBS본부의 윤창현 본부장은 "SBS는 지난 9년간 경쟁자가 망가졌다고 춤추다가 같이 무너져 내렸다. 그 반성에서 출발한 싸움이 작은 결실을 얻었다"며 "민영방송 SBS가 쟁취했는데 공영방송 KBS·MBC는 직선제 해야하는 것 아닌가. 나아가 싸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촛불 국민들에게 인사권을 돌려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이 승리로 끝날 것이 분명하지만 거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면서 "다시는 고대영,김장겸 같은 사장이 공영방송을 망칠 수 없도록 권력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방송법을 개정해 방송을 주인인 국민들에게 돌려드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23일 오후 서울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KBS·MBC총파업 50일차 공동집회 '우리가 이긴다'에는 KBS·MBC구성원 1000여명과 총파업을 지지하는 언론노조 산하 타 지부 언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미디어스)

최근 9년 만에 복직한 YTN의 노종면 기자, 조승호 기자도 집회 현장을 찾았다. 노종면 기자는 "당부드리고 싶다. 눈치보지 말자. 누군가를 모셔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말자"며 "여러분들 손으로 직접 보도도 하고 경영도 맡아 끝까지 쟁취하셨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또 노 기자는 "10년 동안 우리가 외친 가치가 공정보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언론사에 머물지 않고 미디어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승호 기자는 "지난 9년간 잘함과 못함과는 관계없이 우리는 열심히 하고도 내부 적폐인물들에 의해 욕을 먹었다"며 "10부 능선에 올랐을 때 우리가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국민들로부터 칭찬과 사랑을 받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조 기자는 "작년 저 앞에서 촛불집회를 할 때 카메라 기자 후배가 손찌검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마음이 아팠다. 왜 YTN 내부 사람들이 아닌 현장 후배들이 욕을 먹나 "라며 "그런 욕을 먹지 않기 위해 우리가 이렇게 노력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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