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자유한국당이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의 "여러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발언을 뒷받침하듯 보궐이사 인사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관례와 법적 절차에 따라 보궐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보여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다소 허무한 주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은 18일 김원배 이사의 사의표명 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여러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어떤 분들을 선임해 주실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궐이사는 기존 관행대로라면 현 여권추천 이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지만 고영주 이사장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자신의 향후거취를 모호하게 설명했다.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사진=연합뉴스)

19일 자유한국당은 기다렸다는듯 '방문진 보궐이사 추천권은 우리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사퇴한 유의선 이사, 김원배 이사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추천한 인사"라며 "방송문화진흥회법 제6조 1항에 보궐임원의 임기는 전임자 임기의 남은 기간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는 만큼 이 규정 취지에 따라서 보궐 방문진 인사 추천권은 자유한국당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천명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MBC는 한국당의 주장을 이번에도 뉴스를 통해 옮겨 전했다. 19일 <MBC 뉴스데스크>는 김원배 이사의 사퇴에 대해 보도하며 "(방문진의) 보궐이사 추천권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데스크>는 "한국당은 방문진 이사의 잔여 임기인 만큼 추천권은 사퇴 이사를 추천한 쪽에 있다며 추천 절차를 곧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라면서 "보궐이사 추천권은 우리 자유한국당에 있다"고 한 정우택 원내대표의 발언을 인용했다.

자유한국당의 방문진 인사권 주장은 과거 이명박 정부의 정연주 KBS사장 해임과정에서 나타난 KBS 이사회 상황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주장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김금수 KBS이사장, 신태섭 KBS이사 등 열린우리당 추천 이사들의 사퇴를 압박했다. 이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방석호, 유재천, 강성철 이사를 보궐이사로 추천해 임명했다.

자유한국당의 주장에 대해 유기철 구 야권추천 방문진 이사는 "허무한 프레임 전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 이사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수감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권이 교체된 후 공석이 된 공공기관장의 자리를 추천할 수 있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현재 공석인 방문진 보궐이사 2명은 다음 주 중 방통위 전체회의를 거쳐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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