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찾습니다!", "청년을 위한 정당이 되겠습니다!", "청년문제 해결하겠습니다!"

선거철 정치권에서 들리는 구호다. "역사상 가장 젊은정당 우리미래의 당 대표로서 정치권에서 청년을 찾는 목소리를 어떻게 보냐?"라고 묻는다면, 시원하게 대답 한 번 하고 싶다.

"그거 다 뻥입니다!"

그냥 정치권에서 청년을 찾는 시즌이 다가온 것뿐이다. 정치권에서 청년을 찾는 것은 일 년에 몇 번 있는 연례행사와 같은 거라, 그저 잊지 않고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기특할(?)뿐이다.

불안정한 현실과, 막막한 미래를 앞두고 처음 정치권이 청년을 주목했을 땐 고마운 마음이 컸을 것이다. 한 학기 등록금을 내려면 한 학기를 휴학하고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 많은 정치인들이 반값등록금을 공약으로 내거니 얼마나 고마웠겠는가. 그러나 이 공약은 말뿐인 공약이었고, 10년 넘게 그저 공약으로만 남아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07년 대선 한나라당 5대 입법 과제에 반값등록금이 나온 이후로 지금까지 8번의 선거에서 빠지지 않고 나왔던 공약이었다. 선거 때마다 공약이 지켜졌다면 한 학기 1000만 원인 등록금은 이미 무상이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고마움으로 시작했던 정치권에서의 청년 찾기는 이제 분노가 되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들의 청년팔이 쇼가 다시 시작됐다. "청년을 위한 정당이 되겠다" 고는 하지만 장담하건데 내년 지방선거에서 청년들은 또 다시 춤추는 들러리가 된 자신들을 보게 될 것이다. 이 추측이 제발 내년엔 틀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정당은 청년을 맞이할 준비가 언제든지 되어 있다. 다만 청년들이 오지 않을 뿐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기존 정당의 당직자들을 여럿 봤다. 왜 안 갈까? 아마 그런 말을 한 본인들 빼고는 모두가 답을 알 것이다. 그저 말 뿐인 허울이기 때문이다. 청년을 찾는다면서 불러놓고 막상 선거 때면 춤만 추게 만드는 게, 그동안 정당이 청년을 바라보던 시선이 아닌가.

지금 5개 정당 안의 청년위원회 중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위원회가 있나? 인사권을 포함한 여러 권한들과 예산이 청년위원회에 보장돼 있기는 한가? 권한과 예산이 0(제로)인 위원회는 도대체 왜 존재하는가. 각 정당 청년위원회의 현실이 정당들이 청년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제로다. 더도 덜도 아닌 0.

그럼 왜 정당은 청년을 찾는 걸까? 더도 덜도 아닌 0이기 때문이다. 잘만 포장하면 투자 대비 소득이 높고, 효과가 없으면 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혹 "청년들이 미래이기 때문에 정당이 찾는 것은 당연하다"는 대답을 듣는다면 속으로 한마디씩 하시라. "미래는 무슨 미래. 미래에 단 1도 투자하지 않는데 그게 무슨 미래인가."

그럼 어떻게 해야 청년이 정당으로 향할까? 자리를 주면 된다. 부대변인, 어느 위원회 위원장 말고, 당대표, 국회의원, 도지사, 구청장, 도의원, 시의원, 구의원 등의 자리 말이다. 못 주겠다면 괜히 청년을 위한 정당 되겠다고 여러 마음 흔들지 말고 청년팔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2030 청년유권자 비율은 전체 유권자 중 30%를 넘었고, OECD 평균 40대 미만 국회의원은 19%인데 지금 대한민국 국회에 청년의원은 1%도 안 되는 2명이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청년비례후보들을 사실상 비례대표 당선권 밖으로 배정했다. 이게 현실이다. 정당은 청년을 원하지 않는다. 기존 정당의 청년팔이는 이제 그만 멈췄으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을 위하겠다는 이 거짓말 뒤에 숨겨진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싶다. 청년정의당을 만들겠다는 정의당과 청년들을 우선 선발하겠다는 바른정당의 약속이 지켜졌으면 한다.

우리미래에서는 청년들이 마음껏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중 하나가 당 내외 선출직에 청년 할당을 50% 초과하도록 한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청년들이 우리미래에서 정치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극우정당에서,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당에서, 여당에서 청년의 몫을 해야 한다. 진심으로 다른 정당에서도 청년이 진짜 정치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길 바란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년을 찾는 시즌이 다시 돌아왔다. 내년 지방선거는 청년의 선거장이 되길 바란다. 더 이상 청년을 팔지도, 춤추는 들러리로 세우지 않길 바란다. "춤을 추고 싶으면 홍대 클럽으로 갈테니, 제발 정당에서 춤추라고 하지 마시라"

이제 막 정치를 시작한 정치인으로 지난 3월 창당한 젊은정당 <우리미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얼마 전까지 평범한 대학생이었지만 현재는 정치를 전업으로 하고 있다. 청년문제를 청년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접근하고자 노력하며, 그동안 2030에게 금기와 다름없었던 정치의 벽을 허물고자 틈틈이 글을 쓰고 있다.

https://brunch.co.kr/magazine/breaktheru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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