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통영=김범기 통영정책연구원 참여자치팀장] 항남오거리 잔디광장을 두고 시끌시끌하다. 빽빽한 원도심에 숨통을 틔워주는 고래 숨결 같은 공간이니 그대로 둬야 한다는 견해, 관리를 못 해 흉물로 방치되는 분수대가 여럿인데 도대체 왜 또 분수대를 짓느냐는 견해, 시가 그린 그림에 동의하는 견해 등 다양한 견해가 부딪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드는 의문.

시가 오늘내일 서둘러 이 사업을 추진하지 않으면 시민이 큰 불편을 겪는 민원성 사업인가? 이걸 하지 않으면 원도심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어지는 시급한 사업인가? 시는 왜 다양한 견해가 부딪치는데도 조정·조율하려 하지 않고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일까? 김동진 시장은 뭣이 그리 급할까?

항남오거리 광장조성사업을 되짚어보자.

이 사업은 10년 전인 2007년에 시작됐다. 시는 그해 9월 3일 의원간담회에서 항남동 원도심에 여유 공간이 부족하다며 광장을 조성해 도심지내 열린 공간, 시민 휴식 공간, 공연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시는 2010년 20억 원을 들여 옛 제일모직 아웃렛 매장, 옛 오미사꿀빵 등 건물과 토지를 사들였다.

잔디광장을 만든 건 겨우 5년 전이다.

시는 2012년 5월, 7000만 원짜리 소액수의계약 입찰 공고를 내고 잔디광장을 조성했다. 김동진 시장 자신이 한 일이다. 그런데 불과 5년 만에 이제는 분수대 등으로 바꾸자고 설친다. 시민은 그냥 내버려 두라는 등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내고 있다. 그런데도 공청회, 설명회, 의원간담회 등 행정적인 절차에 맞춰 밀어붙이고 있다.

시의회는 무얼 하는 곳인가?

'무기력' 어떠한 일을 감당할 힘과 기운이 없음을 뜻하는 말이다. 통영시의회를 보면 떠오르는 말이다. 시중에는 이보다 훨씬 더한 표현을 한다. 시민들 세금 꼬박꼬박 낸다. 의원들 따박따박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 챙겨간다. 시민들 많이 바라진 않는다. 챙겨가는 값만큼은 일하시라.

오는 23일부터 시의회 임시회가 열린다. 목소리 크다고 집행부가 들어주던가. 제발 다른 모습 좀 보여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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