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언론연대, 공공미디어연구소 주최로 열린 '블로그와 트위터, 당신의 삶은?' 토론회의 모습ⓒ도형래·김동찬
우연히 만난 놀이였다. 그냥 한번 해보고 싶었다. 트윗팅이 손에 익을 즈음해서 문화연대에서 머리를 싸매야 할 일이 생겼다. 트윗팅은 과연 그 일을 해결해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앞섰다. 그래서 국내 트윗팅 사상 처음으로 ‘무한도전’ 게임을 벌였다. 이른바 장동건님 만나기 프로젝트.

노이즈 마켓팅을 계획하진 않았다. 정말로 그 분을 만나고 싶었고, 문화연대가 머리를 싸매고 있는 문제를 나누고 싶었다. 그리고 도움을 청하려 했다.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3주가 넘었지만 아직 성사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 분의 근처에까지 갔다는 확신은 있지만 아직은 그 분의 귀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트윗팅의 대중화는 아닌 듯 하다. 프로젝트의 위기는 위기의 뜻보다는 트윗팅의 초기 단계를 드러내는 지표의 의미가 강하다.

그렇다면 아직 트윗팅 공간은 얼리 어댑터의 놀이공간일 수 있다. 일찍 모인 이들끼리 일찍 시작한 이유를 나누고 일찍 시작한 안도감을 자랑하기도 하고, 아직 들어오지 않은 이들을 걱정해주는 그런 공간. 그래서 아직은 그 공간은 따뜻하다. 서로를 격려해주는 느낌이 완연하다. 간혹 그런 분위기에 찬물 끼얹는 시도가 있지만 전체 분위기를 전복시키진 못한다. 그래서 따뜻한 봄날의 느낌을 전해주고, 얼리 어댑터들은 그 평화스러움과 따뜻함을 만끽하고 있다.

정보공간 역할도 한다고? 과도한 평가다. 간혹 첩보를 얻긴 하지만 정보까지 이르진 못한다. 첩보가 정보가 되기 위해선 당당한 일관성도 있어야 하고, 정합성도 있어야 하지만 트잇팅 공간에서 그 까지 얻으려는 것은 무리스런 욕심이다. 놀며 놀며 첩보 얻는 것으로라도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잘 놀면 얻게 해주는 그런 데가 세상에 어디 있나. 그러니 트윗팅에 과도한 기대를 얹어 스스로 불만하지는 말자. 이미 언제나 트윗팅 공간은 좋은 놀이공간이고 간혹 얻어가는 것도 있게 해주는 착한 공간이다.

소셜 네트웍을 갖게 해줄거라고? 게으르고 고독한 이들의 과잉 기대다. 소셜 네트웍이 필요하면 발 품을 팔 일이지 자판을 두드려서야. 간혹 알티를 날려주는 이가 친구가 될 순 없다. 나에게 알튀를 열심히 날려주고 쪽지를 주는 쪽은 이미 알고 있던 친구들일 뿐. 친구라서 트윗팅에서 궁합이 맞는 것이지 그 반대는 아니다. 트윗팅해서 친구 얻으려 하고, 그 친구 통해 다른 친구 만나고 소셜 네트웍 만든다는 그런 말 하지 말자. 트윗팅 공간이 가위 눌릴 수 있다. 친구 많은 이가 트윗팅 공간에서 잘 놀고, 더 많은 것을 얻어간다. 아바타에 숨어서 변장한다고 트윗팅 멋쟁이가 되진 않는다. 지금 트윗팅 공간에서 멋을 날리는 이들은 이미 언제나 멋쟁이였던 사람들이다.

그냥 놀 생각으로 만나자. 그것이 이 공간을 영원하게 만들지라. 돈 벌려고? 정치하려고? 그런 자들끼리 놀 공간이 생길 뿐이다. 대중과 호흡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지금 얼리 어탭터들이 잘 놀고 있다. 그리고 트윗팅 공간을 재밌게 놀 공간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조금은 안도한다. 놀이를 돈벌이, 정치놀음으로 바꾸려는 왜적 무리들이 가끔 출현하긴 하지만 그를 물리칠 의병들이 있어 안심이다. 놀이 안보가 확보된 이 공간은 아직은 놀 만한 공간이다. 그래서 자주 놀러가고, 가끔 얻어오고, 못 만났던 친구들과 인사나눈다. 나이 50 중반 줄에 찾아온 새로운 놀이공간. 반갑다.

※본 글은 문화연대 웹진 상상나누기 15호에 게재된 글로 동의를 얻어 옮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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