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시작부터 자유한국당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또한 자유한국당은 JTBC 태블릿PC 보도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까지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일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우리 국민이 바라는 고위공무원은 대통령이 제시한 인사원칙에 부합해야 하는데, 이효성은 그랜드슬램 달성자"라면서 "그런 사람이 방통위 수장이라고 앉아있는 현실이 경악스럽다"고 비난했다.

김성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공공연하게 적폐청산을 입에 담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오래 쌓인 폐단과 비리'라는 뜻이었다"면서 "온갖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공공의 최고직에 앉아있는 사람이 바로 이효성 위원장"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저는 앞으로 모든 질의에 '적폐위원장'이라고 이름 붙히겠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모습. ⓒ미디어스

자유한국당 간사 박대출 의원은 "지금 방통위원장이라는 자격으로 나오신 분에 대해서 자유한국당과 자유한국당 과방위원 일동은 여러 차례 자진사퇴를 요구해왔다"면서 "사퇴하라는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5가지 공직배제 기준에 모두 해당되는 전관왕 장본인이라서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명이 강행돼서 그 이후에도 각종 방송장악을 위한 불법, 월권 행태를 멈추지 않고 있다. 무리한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지난번 상임위에서도 자유한국당 과방위원들 대신해서 자진사퇴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 정도 되면 이제 자중할 때도 됐는데, 자중은커녕 무리한 월권을 멈추지 않고 도를 더한다"면서 "방문진에 대한 무더기 자료요구는 불법이고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박대출 의원은 이효성 위원장을 향해 "이 자리에서 다시 자진사퇴를 요구한다"면서 "오늘 위원장 자격으로 이 자리에 출석해서 증인선서를 하고 인사말씀하는 걸 저희는 인정할 수 없다. 허욱 부위원장이 대신 인사말씀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요구에도 증인선서와 인사말 등은 모두 이효성 위원장이 진행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신상진 과방위원장은 "이효성 위원장 나와서 증인선서하라"고 했고, 이에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이 "이런 식이면 나가야지 뭘 선서를 하나"라며 회의장을 떠났다.

문제는 이효성 위원장의 5대 비리 그랜드슬램이란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다. 지난 7월 이 위원장의 인사청문회 당시 자유한국당이 제기한 비리 의혹은 10가지가 넘었다. 그런데 이는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효성 위원장은 KT스카이라이프 시청자위원장 경력, 자녀 이중국적, 개포동 위장전입, 논문 표절 등에 대한 의혹에 대부분 완벽하게 대응했다. 방위병 생활을 하며 대학원을 다녔다는 병역 특혜에 대해서도 당시 관행이었음에도 "지금 보니 잘못된 일이었다"고 사과까지했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이 아직까지 이효성 위원장을 물고늘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이 위원장을 공격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다가 여러 차례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이효성 위원장이 방통위 노조가 속해있는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의 명예회원으로 이름을 올리자, "이효성 위원장이 민주노총 계열인 국공노에 가입했다"고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그런데 국공노는 민주노총 소속이 아니었고, 결국 강효상 대변인이 국공노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본격적인 국정감사에 앞서 진행된 의사진행발언에서는 JTBC 태블릿PC 보도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대한애국당 '진박' 조원진 의원의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조 의원은 "손석희 태블릿PC는 가짜"라면서 "실소유자인 신혜원 씨가 나타났는데, 그 보다 더 중요한 감사내용이 어딨느냐. 태블릿PC의 태 자만 들어가면 증인을 안 불러 주는데 국정감사법에 의하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원진 의원은 촛불집회를 '촛불내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태블릿PC가 촛불내란의 시발점이 됐는데, 그게 최순실이 아니라 내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걸 국감에서 다뤄야 한다"면서 "이거 국회 아니면 누가 밝히냐"고 거듭 주장했다. 조 의원은 "왜 내가 신청한 증인들을 하나도 안 불러주냐"고 생떼를 썼다. 조 의원은 손석희 사장과 함께 JTBC기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조원진 의원의 이러한 주장에 민중당 윤종오 의원이 "제가 신청한 것도 하나도 안 해줬다"고 말하자, 민주당, 국민의당 의원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조 의원의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박대출 의원은 "JTBC의 태블릿PC 단독 건과 관련해서는 손석희 사장의 증인출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고, 조원진 의원 말대로 자유한국당이 요구했지만, 민주당이 반대했다"면서 "하지만 아직도 저희는 손석희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최순실 태블릿PC라는 조작의혹을 규명하는게 국회와 국감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효상 의원은 "우리는 손석희 사장 증인채택 의사를 분명히 했고, 민주당이 반대했다"면서 "저희는 주장했고, 민주당이 반대했다는 것을 역사의 기록으로 남긴다. 손석희 사장은 본인이 당당하면 국회로 나와라. 본인이 무엇이 구려서 국회에 못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손 사장은 증인출석요구서를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강 의원의 발언은 비약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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