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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공작은 국정원의 DNA적 속성인가?[고승우 칼럼] 이명박근혜 정권의 언론탄압 집행된 KBS, MBC 경영진 물러나야
고승우 민언연 이사장 / 언론사회학 박사 | 승인 2017.10.13 10:36

이명박근혜 정권의 공영방송과 관련한 블랙리스트 작성과 방송 프로 폐지 압박 등은 국정원, 청와대가 기획·집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한 9년 정권 동안 국정원의 사찰·공작은 언론은 물론 다수의 시민단체,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 검찰총장 등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자행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티에프(TF)에 따르면 이명박근혜 정부 시대의 언론과 표현의 자유 탄압 관련 적폐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정원은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댓글 공작이라는 국기문란 중대범죄를 저질렀고 두 정권 기간 동안 언론 통제·탄압과 블랙 및 화이트리스트 활용, 극우단체를 동원한 관제시위 등 정치공작을 벌였다. 

국정원의 리스트 공작과 댓글 공작 등은 미디어를 대상으로 저질러진 것이다. 이는 박정희 등 정치군인들이 자행한 쿠데타 이후 수십년간 지속된 정보기관의 언론탄압과 공작의 ‘전통’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즉 국내 최대 정보기관은 지금껏 한 번도 환골탈태식의 개혁을 경험치 못한 탓에 그 조직 속에는 언론공작이라는 DNA가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 대대적인 적폐청산과 개혁이 요구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반민주적인 정권의 언론 통제, 탄압이 공영방송 등에서 집행된 것은 낙하산 사장, 경영진 등이 청와대 등의 요구에 적극 동조하거나 굴종한 것으로 드러나 적폐 청산의 요구가 비등하고 있다. KBS, MBC 등의 공영방송 사장이 노조 등이 수많은 비리와 범죄 혐의를 제시하며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데도 버티기를 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공영방송을 정상화할 법치의 집행이 시급하다. 

국정원은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만든 중앙정보부의 후신이다. 박정희는 쿠데타 직후 언론탄압에 나서 포고령을 발표해 9백 여 개의 언론사가 문을 닫고 소속 언론인들이 해직되게 만들었다. 박정희는 쿠데타 이듬해 중앙정보부를 발족시키는데 그 주축은 쿠데타 주역인 정치군인들이었다. 중앙정보부는 발족이후 지속적으로 언론 탄압의 선봉에 섰다. 박정희는 정권 위기 때마다 긴급조치 등을 발표하면서 언론자유, 표현의 자유를 철저히 탄압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유린했다. 

전두환은 유신의 적자를 자임하면서 언론인 불법 강제 해직과 언론사 통폐합을 저질렀고 언론기본법, 보도지침을 통해 대중매체를 철저히 통제했다. 87년 6월 항쟁이전의 군부독재의 언론탄압과 공작은 언론사 폐간이나 통폐합, 불법 해직의 방식이었다. 당시 정권은 해직기자들의 원상회복 등을 저지하면서 현직 언론인에게 ‘말을 듣지 않으면 해직기자처럼 불행해진다’는 식의 야만적인 겁박을 하면서 공작을 했다. 

노태우는 신문의 등록 요건을 완화해 신문 시장에 수많은 매체가 등장하도록 만들어 신문 시장을 교란시키면서 진보신문의 활성화에 제동을 걸었다. 이명박은 종편채널을 대거 허가하면서 공영방송에 낙하산 사장을 내려 보내고 공정보도를 요구한 언론인들을 불법해직하거나 부당 징계하는 방식으로 탄압했다. 노태우, 이명박 정권은 신문, 방송이 다수 등장케 만들어 언론 시장에서 과당경쟁이 벌어지게 만드는 방식을 취하면서 진보언론, 공영언론의 위상을 위축시키려 시도했다. 

이명박 정권 시절 국정원은 인터넷매체 시대의 특성을 고려한 언론공작을 벌였는데 그 방식은 친정부 인터넷 매체에 막대한 자금이 지원되도록 하는 방식도 포함됐다. 진보적 인터넷매체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한 공작이었다. 오늘날 한국 언론은  포털을 통해 미디어 시장 진입이 통제되는 상황이다. 상당한 정도의 자본으로 일정 기준 이상의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인터넷 시장의 진입이 거부된다. 

이는 건전 한 인터넷 미디어 시장 육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오늘날과 같은 SNS 시대는 1인 미디어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보 생산이 개방된 상태다. 그러나 한국은 유독 자본에 의해 미디어 시장 진입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 신생 인터넷 미디어의 생사여부를 포털이 결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박근혜 정권은 국정원장 출신의 이병기, 박정희 시절 중앙정보부 요직에 있었던 김기춘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기용하면서 정보기관이 국정농단의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박 정권은 21세기형 첨단 미디어의 상징인 인터넷 미디어 통제를 시도했다 좌절됐던 것은 블랙리스트 작성 등과 함께 언론 공작 시도 사례의 하나였다. 

박근혜 정권은 2014년 인터넷 미디어에 대한 허용 기준을 유급 기자 3명 이상 등을 강제하는 내용의 시행령으로 만들어 통제를 가하려다 위헌 판결을 받아 저지된 것이다. 이는 박정희가 쿠데타 직후인 1961년 포고령 제11호를 발표하여 일정한 시설기준을 갖추지 못한 정기간행물의 등록을 모두 취소해 전국 언론기관의 91%를 강제 폐간시킨 수법과 유사했다. 박근혜 정권의 인터넷 미디어 통제 시도와 국정원의 관계 등도 규명할 필요가 있다. 

새 정부 들어 국정원이 이명박근혜 정권 시절 저지른 수많은 범법행위와 비리 등이 폭로되면서 적폐 청산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 국정원에 대한 개혁 목소리가 여러번 제기되었지만 진정한 환골탈태식 개혁의 과정은 없었다. 단지 개혁 흉내를 내는 것에 그쳤다. 

이번에 국정원에 대한 진정한 개혁이 추진되어 정권안보의 앞잡이가 되어 국기문란 범죄도 서슴없이 저질렀던 과거를 깨끗이 털어내고 다시는 언론통제나 부정선거 등에 앞장서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정치군인들이 정권을 찬탈한 뒤 만든 정보기관은 국민이 아닌 독재자나 정권을 위해 무한 봉사하는 조폭 또는 범죄 집단과 같은 행태를 보였다. 

이는 한국의 정보기관 내부에 인권탄압, 언론탄압, 정치공작과 같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DNA가 깊숙이 뿌리내린 탓인지 모른다. 새 정부는 이런 악성 종양 부분을 철저히 도려내는 개혁을 해야 한다. 그래서 국정원의 DNA를 정권이 아닌 국민을 위해 무한 봉사하는 정보기관으로 태어나게 만들어야 한다.  

고승우 민언연 이사장 / 언론사회학 박사  konews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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