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근행)가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오늘(13일)로 9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김재철 사장이 노조를 향해 “파업을 즉시 철회해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MBC노조는 “공영방송 사장이 청와대 하수인처럼 움직이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며 김재철 퇴진 외에는 파업을 철회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김재철 MBC사장 ⓒ미디어스
김재철 사장은 오늘 오전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파업 대상이 아닌데도 노사 대화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명분 없는 불법 파업을 계속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며 “사장과 부사장의 출근까지 막고 있다. 정당한 업무 수행까지 방해하는 것은 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내건 전제 조건인 △김재철 사장 퇴진 △정권의 MBC 장악 진상 규명 △정치권의 방송문화진흥회 개혁에 대해 “모두 파업의 대상도, 노사가 협의할 사안도 아니다”라며 “파업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동의를 얻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또 “파업 직후, 노사 대화를 갖자고 했지만 노조는 부사장에 대한 보직 박탈,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소송 제기가 전제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다고 했다”며 “소송 제기는 때가 되면 사장이 결정할 사안으로 노사 약속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황희만 부사장과 관련해서도 “노조가 요구한대로 보도본부장직에서 물러났는데도 아무런 보직도 주지 말라는 것은 무조건 식물인간으로 만들라는 무리한 요구”라며 “이는 방문진의 인사 간섭을 비난해온 노조가 사장의 인사권에 개입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MBC노조 “공영방송 사장이 큰집 쪼인트 까이는 상황, 용납한다고 보나?”

이에 대해 MBC노조는 “공영방송 MBC 사장이 큰집에 불려가 쪼인트를 까이고 시키는 대로 인사를 하는 이러한 현실을 시청자들이 용납한다고 보냐”고 반박했다. 노조는 김재철 사장 퇴진만이 총파업을 철회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연보흠 노조 홍보국장은 ‘파업이 시청자 입장에서 동의 얻기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 “공영방송 MBC 사장이 큰집 불려가 쪼인트 까이고 인사를 시키는 대로 하는 현실을 인정할 수 있겠나. 그거에 반발하는 노조원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 하겠나”라며 “그런 사장이 와서 청와대 하수인처럼 움직이는 상황을 시청자들이 용납한다고 보냐”고 일갈했다. 이어 “노조의 파업처럼 명분이 뚜렷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인사권 개입’ 주장에 대해서도 “지난 3월4일 노사 합의에 대해 김재철이 ‘노조의 인사권 개입’이라고 밝혔다면 이번 주장이 논리적 일관성이라도 있었겠지만, 그는 낙하산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겠다고 했으면서 노조의 부사장 임명 반대를 인사권과 관련된 일이라고 호도하고 나서는 것은 또 한번의 사기극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현 상황은 노조가 대화 조건으로 제시한 두 가지를 뛰어넘은 상황”이라며 “두 번의 사기극이 들어난 상황에서 다시 인정할 수는 없는 거다. 사기꾼 공영방송 사장에 대해 몇 번을 유예해야 하냐”고 일갈했다.

한편, 김재철 사장은 오늘 낮 12시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 2층에서 보도국 부장단들과 점심을 할 예정이었으나, 오전 11시쯤 갑작스럽게 일정을 취소했다. 김 사장은 노조원 20여명이 메리어트호텔에서 손팻말 시위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 갑작스럽게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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